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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로톡 변호사 징계’ 변협 규정 시행…법적 공방 우려 속 해결책은 없나?

등록 2021-08-04 17:00수정 2021-08-05 02:45

로톡 누리집 갈무리
로톡 누리집 갈무리
법률 서비스 플랫폼인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하는 내용을 담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시행을 앞두고 변협과 로톡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0분에 3천원’ 같은 낮은 수임료를 내세워 광고하는 것을 막아 공정한 수임질서를 지키겠다는 게 변협의 태도지만, 로톡은 ‘변협이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변협과 플랫폼 업체와의 갈등에 정부의 중재가 필요하고 입을 모으면서도 정부의 개입 수준을 두고는 시각차를 보였다.

변협이 지난 5월 개정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은 석 달 동안의 계도기간을 거쳐 5일부터 적용된다. 광고비를 받고 법률상담을 소개·알선하는 업체에 변호사가 광고·홍보를 의뢰하는 행위를 금지시킨 것이 이 규정의 핵심이다. 변협은 법률 플랫폼 업체가 변호사법에서 금지한 ‘법률 브로커’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법 제34조는 돈을 받고 변호사를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로톡 등이 사실상 이와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협이 이 규정을 시행하면서 로톡 가입 변호사들의 무더기 징계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정욱 서울변호사협회 회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법률서비스 플랫폼에 허위·과장광고 등을 한 변호사 499명에 대한 징계 요청 진정서가 이미 접수됐다”며 “조사위원회를 거쳐 원칙대로 징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징계절차 등을 고려하면 실제 징계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새 규정 시행을 앞두고 변호사들의 로톡 탈퇴도 이어지고 있다.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4일 “변호사 회원이 지난 3일 기준 2800여명으로 지난해 3월말 3900여명보다 28%가량 줄었다”며 “2014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85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이번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이날 “징계 위기에 처한 변호사 회원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로톡은 변호사 60명과 함께 변협의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변협을 신고하기도 했다.

변협과 로톡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감독관청인 법무부는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변협에서 (로톡 가입 변호사)징계를 신속하게 할 거라고 보진 않는다”며 “사태를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변협과 로톡의 갈등에 법무부가 중재자로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장관은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하기로 한 변협 총회 결의가 법령이나 회칙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이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가 로톡은 합법적인 법률서비스 플랫폼이라는 취지로 공인한 만큼 로톡 등 법률서비스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게 한 광고 규정을 직권 취소하거나, 시정 명령을 내리는 등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오병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중재를 맡을 수는 있지만, 강제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양쪽 당사자가 강대강으로 맞설 것이 아니라,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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