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출소 “걱정과 기대 잘 듣고있다”…보호관찰·취업제한 적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받고 수감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가석방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만이다. 그는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 저에 대한 걱정이나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취재진 질문에 따로 답하지는 않았고, 구치소 앞에 준비된 차량을 타고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0일 코로나19 장기화와 국가·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며 “사회의 감정과 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석방 기간 보호관찰을 받는다.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 시 보호관찰관에게 신고를 해야는 등 국외출장 등 활동에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취업제한 규정 역시 적용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경영 복귀를 하기 위해선 법무부 특정경제사범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취업 승인은 고려한 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불법승계 의혹’ 및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불법승계 의혹 재판을 두고는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4년이 걸린 국정농단 사건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가석방과 별개로 이 부회장이 앞으로 수년간 ‘사법 리스크’를 떨쳐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손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