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조력자 초기 정착 지원 관련 브리핑을 하는 가운데 한 법무부 직원이 뒤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연합뉴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법무부 직원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우산을 씌워준 사진이 공개되면서 ‘과잉 의전’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는 브리핑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방송화면에 나오지 않으려다가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고, 강 차관은 “직원의 노력을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강 차관은 이날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 등 377명의 임시 숙소가 마련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적응 교육은 물론 생계비 등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10여분 동안 진행된 브리핑 때 비가 많이 내렸는데, 한 법무부 직원이 강 차관 뒤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어 우산을 씌워준 모습이 현장에 있던 기자의 카메라에 담겼다. 방송 생중계 화면에는 강 차관만 나오고 무릎을 꿇은 직원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장면이 담긴 사진이 보도되자 ‘조선 시대 같다’, ‘부모님 보시면 마음 아프시겠다’ 등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법무부 아프간 특별입국자 브리핑 중 눈을 의심케 하는 황제 의전이 목격됐다. 강 차관은 물에 조금이라도 닿으면 녹아내리는 설탕인가. 국민의 상식과 괴리된 ‘황제 의전’은 강 차관이 법무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 나아가 뒤떨어진 시대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부처도 아닌 정의를 대표하는 법무부 차관이 국민 앞에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직원의 무릎을 꿇린 모습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 차관은 ‘황제 의전’에 대해 해명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가 오는 야외에서 브리핑을 하게 됐다. 직원이 처음에는 옆에서 우산을 들고 있었는데, 방송용 카메라에 나오지 않으려다 보니 차관 뒤로 자리를 옮겨 우산을 들고 있던 과정에서 다리가 아파 무릎을 꿇고 있는 자세를 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강 차관은 사과문을 내어 “엄숙하고 효율적인 브리핑이 이뤄지도록 법무부 직원이 몸을 사리지 않고 진력을 다하는 숨은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한 점,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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