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훼손·살인 사건, 고개 숙인 서울경찰청장 “안타깝고 죄송해”

범행 동기 금전관계 추정

<한겨레> 자료사진.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 감독장치)를 끊고 도주한 50대 남성이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이 “피해자 유족들에게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30일 밝혔다.

최 청장은 30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장 경찰관들이 (전자발찌 훼손)당일 세번, 다음날 두번 다섯번을 피의자 집에 갔으나 주거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부분에 제도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경찰관들의 좀 더 적극적인 경찰권 행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송파경찰서는 지난 27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망쳤다가 29일 아침 8시께 자수한 강아무개(56)씨가 ‘도주 전후 2명의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백해 긴급체포했다. 앞서 경찰은 27일 서울 송파구의 강씨집을 찾았지만 인기척이 없고, 수색영장이 없어 강제로 문을 열 수 없다는 이유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돌아왔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 한명의 주검이 강씨 집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추가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 청장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의 한계가 굉장히 엄격하게 돼 있다.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는 경찰조사에서 전자발찌 훼손 전 여성을 살해하고, 이후 도주 과정 중 서울 송파구의 한 주차장에서 다른 피해자 차량에서 여성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전관계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범행 동기가 뭐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 성관계를 거부해서 범행을 저지른 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에게 살인과 전자발찌 훼손(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승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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