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아무개씨가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던 중 질문을 하려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 연합뉴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 장치)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6)씨가 또 다른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려다 실패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강씨에게 살인예비죄로 입건할지 여부도 추가 검토 중이다.
3일 서울경찰청은 강씨 등에 대한 조사와 통신기록 분석 등을 거쳐 두 명의 여성을 살해한 혐의 외에도 다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강씨가 두 여성에 대한 범행을 저지르기 전, 제3의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정했지만 계획대로 실행에 이르지 못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강씨 진술과 경찰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강씨는 지난달 26일 첫번째 피해자 ㄱ씨에 대한 범행을 저지르기 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제 3의 여성 ㄴ씨에게 전화를 걸어 유인하려고 했다. 그러나 실제 만나지는 못하고 강씨는 범행 대상을 바꿔 ㄱ씨를 살해했다. 이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27일 오후 다시 한 번 ㄴ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는 강씨가 전자발찌를 끊기 전 시점이다. 이때는 ㄴ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의사소통상 문제로 장소가 엇갈려 실제 만남은 이뤄지지 않아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이후 구입해둔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끊었고,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또 다른 피해자 ㄷ씨를 만나 29일 새벽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현재 두 여성에 대한 강씨의 범행이 계획적으로 이뤄졌음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향후 추가 증거 확보 및 법리 검토를 통해 강씨에게 살인 예비죄 등을 적용해 추가 입건 여부도 검토 중이다. 형법상 살인을 저지를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징역 10년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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