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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1년, 서른살도 되기 전 극단적 선택 10%나 늘었다

등록 2021-09-08 15:30수정 2021-09-08 18:49

여가부 ‘위기청소년 지원체계 강화 방안’ 발표
2019~20년, 전체 자살사망 5.7% 줄었는데
10~20대는 10.3% ↑…2018~19년 추세보다 커
청소년 정신건강 사이버상담도 78.6% 증가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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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세대 가운데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이 전년에 견줘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전체 자살사망자 수는 감소했고, 1020세대의 2018~19년 자살사망 증가폭보다 커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학교와 취업 전선에서 분리된 이들이 특히 더 심리적 고립상태에 내몰렸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성가족부는 8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위기청소년 지원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 “코로나19 등으로 심리·정서적 문제를 호소하거나 자살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달말 공개할 자살 통계의 일부를 현황으로 제시했다.

1020세대의 위기 징후는 전년과 비교해 확연히 두드러진다. 우선, 30살도 안되어 극단적 선택을 한 대한민국의 청소년과 청년은 지난해 1772명으로 2019년(1606명)보다 10.3%가 늘었다. 지난해만 하루 5명씩의 1020세대를 잃고 있는 셈이다. 같은 세대의 2018년 자살사망자는 모두 1493명으로 이듬해 7.5% 증가한 추세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훨씬 더 가팔라지게 되었다.

반면 전체 자살사망자 수는 2019년 1만3799명에서 2020년 1만3018명으로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에서 1020세대가 차지하는 자살사망 비율은 2019년 11.6%에서 2020년 13.6%로 2%포인트 증가했다.

청소년 사이버 상담 건수도 지난해 32만1천건으로 전년(24만6천건)보다 30.5%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한겨레>가 지난 5월 보도한 보건복지부의 ‘2020년 응급실 내원 자살시도자 현황’ 분석 결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응급의료기관 66곳에 실려온 자살시도자(2만22572명)가 20대 여성(4607명, 20.4%)-30대 여성(2184명, 9.7%)-10대 여성(2174명, 9.6%)-40대 여성(1941명, 8.6%)-20대 남성(1788명, 7.9%) 등의 순으로 많은 바, 20대와 10대 여성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및 정신건강에 미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1년, 청소년 정신건강 변화 기록’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 이전(18년∼19년 1분기)에 비해 코로나 이후(20년∼21년 1분기) 정신건강 관련 사이버상담은 78.6% 늘었다. 청소년 상담자는 주로 ‘친구들과 못 어울리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외로움’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 증가’ ‘나와 주변 사람들의 감염 위험에 대한 불안감’ 등의 문제를 호소했다. 지난 4월 전국의 9∼25살 청소년 862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 이후 청소년이 겪는 주된 감정으로 불안·걱정이 53.2%로 가장 컸고, 짜증(39.3%), 우울(30.2%), 두려움(18.5%)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감사(4.8%)·평온(4.4%)·관심(3.6%) 등 긍정적 감정을 느낀다는 청소년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미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센터협의회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현장에서는 청소년의 자살·자해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느낀다”면서 “자살·자해는 불안과 두려움, 우울감 등이 원인이 된다. 이런 감정을 잘 조절하던 아이들이 코로나19를 맞닥뜨리면서 심리·정서적으로 크게 힘들어하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 자살은 보통 수능 전후로 크게 느는데 올해엔 상반기만 해도 심각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위기청소년 지원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자살·자해 예방 전문기관으로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집중 심리클리닉 운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서·행동문제 청소년에 대해선 전문적·종합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청소년치료재활센터를 지역으로 확대한다. 가정과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안전망도 강화할 예정이다. 보호자의 보호를 받지 못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위기청소년을 지원하는 특별지원사업 대상 연령을 오는 24일부터 현행 9~18살에서 24살까지 확대한다. 청소년 쉼터 청소년이 청년 건설 임대주택에 우선 입주할 수 있도록 주거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모든 청소년은 균등한 성장 기회를 제공받고 건강한 삶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내년 청소년정책 예산을 확대해 청소년의 사회안전망과 청소년 활동 및 보호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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