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제적 덕분에 특권 버린 삶 얻었다”
유신·군사독재에 맞서다가 서울대에서 두번이나 제적을 당한 교육위원이 30년 만에 대학 졸업장을 받는다.
최근 서울대로부터 명예졸업장 수여 통보를 받은 이광희(48·사진) 경남도 교육위원은 9일 “대학 쪽이 뒤늦게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해 오는 24일 졸업식 때 졸업장을 주기로 한 것에 감사한다”며 “기대를 저버린 나로 인해 가족이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지만 두번의 제적을 당한 과정은 특권의식을 버리고 더불어 사는 삶을 걷게 해 줬다”며 소감을 밝혔다.
1976년 서울대 원예학과에 입학하자마자 학생운동을 시작한 그는 4학년 때 처음 제적됐다. 3학년이던 78년 박정희 유신독재 철폐와 긴급조치 해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회 해산 등을 적은 유인물을 뿌리다 구속된 뒤 이듬해 서울고법에서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자 학교 쪽에서 제명 통보를 해 온 것이다.
유신정권이 물러간 뒤 80년 이른바 ‘민주화의 봄’에 서울대에 복학한 그는 전두환 군사정권이 계엄령을 선포하자 복학생협의회를 만들어 계엄철폐 등을 외치며 학내시위를 주도하다 다시 구속되면서 학교로부터 두번째 제명통보를 받았다. 그해 석방된 그는 고향인 경남 김해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면서 도서관세우기 등 지역공동체운동과 민주화운동을 계속했다. 그는 2002년 경남도 교육위원에 당선된 뒤 지금까지 교육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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