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2016년∼2020년) 사이에 우울증을 겪는 경찰관 비율이 약 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은 100여명에 달했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 경찰청과 18개 지방경찰청, 지방관서 및 경찰대 등 소속기관 경찰공무원의 정신건강 관련 진료 인원수를 분석한 결과 2016년 777명이었던 우울증 환자의 수는 5년새 꾸준히 증가해 2020년 1123명으로 약 44.5% 늘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호소하는 경찰관 수도 2016년 24명에서 2019년 46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38명으로 다소 감소한 상태다.
같은 기간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의 수도 109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이 제출한 최근 5년(2016년∼2021년 8월) 본청과 시도청별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 현황을 보면, 2016년 27명의 경찰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2017년 22명, 2018년 16명, 2019년 20명, 2020년 24명이 목숨을 끊었다. 올해에도 8월까지만 16명의 경찰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망 원인이 모두 확인되진 않았지만 직무 스트레스를 호소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의 정신 건강을 보살피는 체계는 열악한 편이다. 이 의원은 경찰 마음건강 증진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부서는 복지지원계로, 마음건강 분야를 전담하는 인력은 경사 1명, 자살 관련 업무는 행정관 1명이 전부라고 밝혔다.
돌발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경찰 공무원의 직업 특수성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자살예방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5년간 경찰공무원의 자살률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경찰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이 동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자살예방 대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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