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ㄱ(25)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이상현)는 6일 ㄴ(30)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ㄴ씨는 지난 7월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ㄱ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ㄱ씨는 외상성 뇌저부지주막하출혈(뇌출혈)등 상해를 입어 병원에 이송됐으나 8월17일 사망했다.
검찰은 “유족면담, 법의학자문 추가의뢰, 현장 상황 조사,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의 대검 감정의뢰 등 보완 수사를 해 피고인 폭행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더욱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건 이틀 뒤 ㄴ씨에게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낮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등 추가 수사를 거쳐 죄명을 상해치사로 변경해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ㄴ씨는 지난달 15일 구속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ㄴ씨의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수사한 뒤 ㄴ씨의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6일 기소했다.
피해자 ㄱ씨의 유족들은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검찰의 기소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ㄴ씨가 실신한 ㄱ씨에게 거듭 폭력을 행사하고, 인명 구조요원 자격이 있음에도 기도 확보나 심폐소생술 같은 대응조치를 하지 않은 점, 이후 112와 119 신고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를 축소해 설명한 것을 문제 삼으며 “가해자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고, 가해자는 살인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에 급급해 피해자의 골든타임을 허비한 가해자의 행동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ㄴ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데이트 폭력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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