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방송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직원의 돈을 빼앗고 잔혹하게 살해한 남성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가 징역 30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ㄱ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15년간 위치추척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경기 의정부시 한 오피스텔에서 국외선물 투자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던 ㄱ씨는 지난해 3월 ㄴ씨를 채용해 주식 관련 지식을 가르쳤다. ㄱ씨는 대부업체 대출 등으로 빚이 1억원이 넘었는데, ㄴ씨에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혀 인터넷 방송을 하게 해 수익을 낼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ㄴ씨가 이를 거부하자, ㄱ씨는 지난해 6월 ㄴ씨를 흉기로 위협해 계좌이체로 1천만원을 빼앗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ㄱ씨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고 다음날 경찰에 자수했다.
1심은 “ㄱ씨의 범행은 어떠한 사정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ㄱ씨는 ㄴ씨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2심도 “ㄱ씨는 절대적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도 사체를 은닉하지 않은 점, 다음날 자수한 점, 과거 우울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고 다량의 약을 복용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30년으로 감형하고 전자발찌 부착 기간도 15년으로 줄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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