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대규모 총파업과 집회 개최를 예고한 20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지난 15일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20일 옥외집회를 금지한 데 대해 법원이 “집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며 집회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집회 금지를 할 때는 참석 인원, 장소,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는 택배노조가 ‘서울시의 옥외집회 금지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사건에서 “관련 판결 선고 때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3시간가량 택배노동자의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겠다는 내용의 집회 신고서를 지난 14일 서울남대문경찰서에 냈다. 참석 인원은 49명이고, 집회 장소는 서울 중구 씨제이(CJ)대한통운 앞 도로였다. 그런데 이튿날 서울시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서울 전 지역에서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며 집회를 금지한다고 통보하자, 노조는 법원에 ‘서울시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를 냈다.
재판부는 서울시의 처분이 택배노조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끼칠 수 있고, 해당 처분을 정지한다 해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자정까지 서울 전 지역에서 옥외집회 및 시위를 전부 금지한다’는 내용의 서울시 고시를 두고 “집회시간, 규모, 방법 등을 불문하고 서울 시내 일체의 옥외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것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넘어서는 과도한 제한에 해당해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시내 옥외집회라고 해도 코로나19 확산 상황, 구체적인 집회장소, 집회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필요한 최소 범위 내에서만 집회 개최를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가 전 국민의 60%를 넘었고, 1차 접종자도 전 국민의 78%를 넘어섰다. 신청인이 개최할 예정인 집회는 실외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코로나19가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양상을 고려할 때 확산 위험성이 실내에서 개최되는 집회나 모임보다 낮아 보인다”며 “개인 위생관리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집회를 개최한다면 공공복리에 중대한 악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택배노조 집회에 대해 서로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참석자들은 체온을 측정할 것, 모두 케이에프(KF)94 등급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할 것 등을 조건으로 해 집회를 허용한다고 결정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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