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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선거개표방송 수어통역 제공 어렵다’는 KBS, 인권위 “장애인 차별”

등록 2021-10-21 15:19수정 2021-10-21 15:21

KBS에 선거개표방송 수어통역 제공 권고
<한국방송>(KBS) 4.7 재보궐 선거 개표방송. 수어 통역이 없다. <한국방송> 유튜브 채널 갈무리
<한국방송>(KBS) 4.7 재보궐 선거 개표방송. 수어 통역이 없다. <한국방송> 유튜브 채널 갈무리

지상파 방송사가 선거개표방송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21일 “<한국방송>(KBS)이 선거개표방송에서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배되는 차별 행위”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한국방송> 사장에게 “청각장애인이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선거개표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수어통역을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장애인 인권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지난해 4월15일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에서 지상파 방송 3사가 수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선거 설명과 전문가 좌담 등 음성언어로 진행되는 방송 내용을 알 수 없었다”며 지상파 3사 사장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은 “선거 개표방송 화면 하단에 투표와 개표상황을 정리한 자막으로 모든 시청자가 선거 상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방송>은 또 “수어통역을 배치하게 될 경우 하단 자막 그래픽 구성에 제약이 발생한다”며 “청각장애인들의 방송접근권과 비장애인들의 시청권을 조화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도 선거개표방송 시 하단 자막을 통해 개표 정보를 노출하고 수어통역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lt; SBS&gt; 4.7 재보궐 선거 개표방송. 오른쪽 아래 수어 통역이 진행되고 있다. &lt;SBS&gt; 유튜브 채널 갈무리
< SBS> 4.7 재보궐 선거 개표방송. 오른쪽 아래 수어 통역이 진행되고 있다. <SBS> 유튜브 채널 갈무리

<문화방송>(MBC)과 <서울방송>(SBS)은 인권위 조사과정에서 올해 4월7일 지방선거 보궐선거에서 수어통역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고 이를 이행했다. 인권위는 해당 방송사에 대한 진정 내용은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로 봐 기각했다.

인권위는 <한국방송> 쪽 주장에 대해 “비장애인도 제한된 시간 내에 자막만으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듯이 청각장애인도 자막만으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어통역 화면으로 인해 시청화면의 일부분이 가려져 비장애인 시청자가 겪는 불편함은 개표방송에 대한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이 겪는 불편함과 박탈감에 견줄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해외 사례를 근거로 합리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도 밝혔다.

인권위는 하단 자막 그래픽 구성에 제약이 발생한다는 <한국방송> 쪽 주장도 “<문화방송>과 <서울방송>도 방송제작기술이나 방송 환경은 마찬가지일 것이기에 오히려 <한국방송>이 공영방송사라는 점에서 다른 방송사에 견주어볼 때 다양한 시청자의 방송접근권을 보장해야 하는 책임이 더 크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선거 결과는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개표방송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측면에서 중대하고 우선적인 방송프로그램”이라며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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