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시행 첫날인 21일, 헤어진 여자친구 집에 두차례 찾아가 문을 두드린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해 현장에서 체포한 첫 사례다.
22일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전북 덕진경찰서는 헤어진 여자친구 집을 두 차례 찾아간 ㄱ씨를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날 늦은 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ㄱ씨에 대해 처벌 경고를 했음에도 ㄱ씨는 이날 다시 피해자 집에 찾아가서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다. 경찰은 두번째 신고를 받고 출동해 ㄱ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스토킹처벌법에서 정의하는 ‘스토킹 행위’는 상대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 또는 가족, 동거인에게 접근하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지나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등으로 공포심과 불안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가리킨다. 처벌의 핵심 요건은 ‘지속성’과 ‘반복성’이다. 경찰은 ㄱ씨가 경고를 받고도 또 피해자를 찾아가 문을 두드린 것을 ‘반복 행위’로 보고 체포했다.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부과하게 된다. 흉기 등을 소지했을 경우 최대 징역 5년에 처한다.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이런 스토킹 행위 피의자는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해 최대 벌금 10만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지난 21일 전국적으로 112 및 방문 등으로 접수된 스토킹 피해 신고는 92건이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재발 우려가 있는 스토킹 행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에 대해 ‘피해자 100m 이내 접근금지’ 등 ‘긴급응급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경남에서 한 남성은 여성의 집에 두차례나 찾아가 문을 두드려 접근금지 조처를 받았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에게 서면 경고장을 발부했으나, 그가 다시 찾아와 문을 두드리자 바로 해당 조처를 취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반복된 스토킹 행위 가해자에 대해서는 앞으로 스토킹처벌법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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