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한 번 입은 핼러윈 ‘오징어 게임’ 옷, 어디로 가나요?

등록 2021-10-31 18:51수정 2021-11-01 10:21

‘오징어 게임’ 인기에 소품가게·봉제공장 특수
핼러윈 축제 뒤 쓰레기 처리 곤란
이태원 한 소품가게에서 <오징어 게임> 소품과 의상을 판매하는 모습.
이태원 한 소품가게에서 <오징어 게임> 소품과 의상을 판매하는 모습.

‘오징어 게임’ 가면, 호박 모양 플라스틱 소품, 비닐 옷….

31일 핼러윈데이에 환경미화원 ㄱ(66)씨가 이태원 거리에서 주운 ‘쓰레기’들이다. 3년째 이태원역 인근에서 일하는 그는 “핼러윈을 즐기던 사람들이 떠나면 이태원 거리는 거대한 쓰레기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5시30분께부터 거리 청소를 시작한 ㄱ씨는 “음식물, 플라스틱 컵, 담배꽁초 등 평소에도 나오는 쓰레기는 양이 늘었고, 저렴한 핼러윈 의상이나 소품을 버리고 간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날 이태원은 각종 괴물과 캐릭터 등으로 분장한 사람들로 붐볐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가면과 의상을 착용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상점과 가판 곳곳에서도 오징어 게임 가면은 2천원부터, 의상은 2만원대부터 판매됐다. 이태원에서 20년째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윤아무개(75)씨는 “핼러윈에 이태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 평소보다 매출이 잘 나왔다”며 “올해는 특히 오징어 게임 관련 소품이나 의상이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봉제 공장도 간만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울 금천구의 한 봉제업체 직원 ㄴ(42)씨는 “최근 열흘 사이 업체에서 오징어 게임 의상만 300장 만들었다”라며 “오징어 게임 인기에 핼러윈 특수로 잘 팔려 급하게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빠르게 생산되고 저렴하게 팔리는 핼러윈 소품과 의상은 수명도 짧다. 이날 오징어 게임 의상을 입고 이태원을 찾은 정아무개(18)씨는 “이왕이면 올해 핼러윈에 제일 유행하는 의상을 입고 싶어 인터넷에서 미리 구매했다”며 “내년까지 유행이 계속되지 않으면 이 의상을 다시 입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 가판에서 ‘스파이더맨’ 등 캐릭터 가면을 판매하는 오아무개(67)씨는 “오징어 게임 등 요즘 유행하는 소품을 새로 들여놓지 않았더니 어제 하루종일 가면을 하나도 팔지 못했다”라며 “저렴한 소품은 하루 쓰고 일부러 버리거나 술에 취해 길에 아무렇게나 벗어두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핼러윈 축제 이후 늘 쓰레기 논란이 뒤따르곤 한다. 핼러윈에 쓰이는 물건 대부분이 재활용하기 어려운 소재로 제작되는 탓이다. 영국 자선단체 페어리랜드 트러스트와 환경단체 허버브는 2019년 영국 내에서 판매된 핼러윈 의상에서만 2천t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환경미화원 ㄱ(66)씨가 이태원 거리에서 주운 의류 쓰레기를 펼치는 모습.
환경미화원 ㄱ(66)씨가 이태원 거리에서 주운 의류 쓰레기를 펼치는 모습.

배종윤 용산구청 자원순환과 자원회수팀장은 “핼러윈데이처럼 쓰레기가 다량으로 배출될 때는 뭔가 묻어 있는 제품이나 복합 소재 제품 등의 재활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핼러윈에 많이 소비되는 의상이나 소품은 대체로 여러 소재가 사용돼 재활용이 어렵다”라며 “한두 번 입고 버릴 경우 불필요하게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