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다른 범죄자 신상공개 결정, 컨트롤타워 생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신상공개 판단 일원화
결정 전 피의자에게 통지…의견제출 기회 부여

<한겨레> 자료사진

경찰이 피의자 얼굴 등 신상공개를 결정하는 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서 지휘하기로 했다. 신상공개를 결정하기 전 피의자에게 사전통지해 본인의 의견을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로 했다.

국가경찰위원회는 지난 8일 개최한 국가경찰위원회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피의자 얼굴 등 신상공개 지침 일부개정지침안’을 원안의결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이 이번 지침 개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신상공개 개최 판단 일원화’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경찰청은 각각 신상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범죄 사건 피의자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시도경찰청별로 피의자 신상공개 심의위 개최 여부부터 공개 결정까지 각각 달라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지난 7월 발생한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도 애초에 제주지방청이 신상공개심의위를 열지 않기로 했다가 외부 여론에 떠밀리면서 결정을 번복한 바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국 주요 사건을 보고받는 경찰청 국수본에서 전례 등을 참고해 신상공개 기준이 엇갈리지 않도록 판단해 지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신상공개심의위를 개최하기 전 피의자에게 사전에 통지해 의견을 받기로 했다. 신상을 공개하기로 한 처분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해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신상공개 결정이 나도 피의자가 얼굴을 가려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사례를 고려해 수사 과정에서 취득한 피의자의 신분증 등 사진을 공개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 이는 이미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받아 시행 중인 사안이지만 명문화된 근거로 지침에 담았다.

박수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