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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정원 세월호 ‘판사 사찰’ 의혹에…법관들 “믿을 수 없는 위헌적 행위”

등록 2021-12-02 17:34수정 2021-12-02 18:08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2일 공개한 판사 사찰 정황이 담긴 국정원 문건. 사참위 유튜브 채널 갈무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2일 공개한 판사 사찰 정황이 담긴 국정원 문건. 사참위 유튜브 채널 갈무리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세월호 재판과 관련해 판사를 사찰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법관들 사이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과 ‘위헌적 행위’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2일 제114차 전원위원회를 열어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조사 조사결과보고서 중간보고’를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국정원이 2014년 세월호 관련 재판 판사들의 전력과 정치적 성향 등을 파악하는 등 ‘판사사찰’ 정황이 드러났다.

이날 <한겨레>가 인터뷰한 법관들은 국정원의 ‘위헌적 행위’에 우려를 표시했다. 일부 법관들은 사참위 발표에 관련 내용이 사실인지 등을 되물으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사참위 발표가 맞다면, 당시 사회적으로 큰 참사가 발생해 국가적으로 중대한 상황임에도 국정원이 참사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는 커녕 재판부 성향을 파악하고 판사 세평을 수집하는 등 엉뚱한 데 집중한 것은 충분히 비판받을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재판과 판사와 관련한 내밀한 정보를 수집하고 뒤를 캐는 것은 기본적으로 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위헌적 행위’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판사도 “국정원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자료를 수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판부 성향을 파악하고 정보를 모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삼권분립이라는 거창한 얘기까지 할 필요 없이 위헌적 행위”라고 짚었다. 그는 또한 “국정원이 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쳤을지, 아니면 그 정보를 가지고 어떤 행동으로까지 나아갔는지 명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국정원은 사법부를 사찰하라고 만든 곳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은 사참위 발표와 관련해 연락을 받은 바가 없다”며 “사참위 발표 내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라고만 했다.

사참위가 이날 공개한 2014년 국정원 문건에는 “법리에 충실한다는 미명하에 엉뚱한 판결을 하는 특이 성향”, “동명은 2010.4. 학생들의 빨치산 추모제 참가를 종용한 전교조 교사에 무죄를 선고, 파문” 등 재판부 성향과 세평 등이 담겨 있었다. 그해 5월20일 작성된 문건에도 ‘대법원, 세월호 재판 관련 광주지법 언론 보도 내용 사전 검열 예정’이란 제목에 “판사 임용 이전 민노당 당원으로 활동한 전력도 있어 다소간 의구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선배들도 있는데 자신은 이런 주변의 시선도 눈치채지 못한 채 소신껏 생활하고 있다고 우려”, “간접적으로 지휘부의 우려를 전달하며 다른 재판은 몰라도 이번 세월호 재판은 무조건 자신이 말한 대로 따라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성격상 어디로 튈지 몰라 고민된다며 우려” 등의 판사 세평이 담겼다. 6월 13일 ‘대법원, 세월호 재판 관련 광주지법 통제에 전력’ 문건에도 “○○은 행정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후배들의 주장을 무조건 수용하는 경향이 있고, ○○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타입이어서 사고 칠 소지가 높다는 염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두고 사참위는 “재판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법원의 내부 논의 내용은 재판 판결의 시점까지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고, 특히 국가정보기관이 직무와 무관한 재판 판결 동향을 입수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헌법적 가치에 반한다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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