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 들머리에서 사쪽의 정리해고와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적어 만든 파업 트리를 손보고 있다. 파업 트리는 하루에 한칸씩 늘어나 10칸이 될 예정이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경영난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추진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세종호텔이 직장폐쇄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9일 노동자들이 서울 중구 명동 호텔 들머리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세종호텔은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조리, 식기세척 담당자 등에게도 외국어 구술시험을 요구해 노동자들이 반발해왔다. (
▶관련기사: 시험 봐서 해고자 정하는 세종호텔 “조리 담당도 영어 테스트”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15503.html)
이른 아침부터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모여들었다. 사쪽이 직장폐쇄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이날 혹시 발생할지 모를 충돌에 대비해서이다.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세종호텔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4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모여 만든 단체이다.
호텔 로비에는 연말연시 분위기를 돋우던 캐롤과 불빛 반짝이는 성탄 트리 대신 ‘정’, ‘리’, ‘해’, ‘고’, ‘OUT’이라고 적인 텐트 5동과 파업 트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2일 농성을 시작한 노동자들이 하루에 한 칸씩 이어가고 있는 파업 트리는 이날로 8단이 되었다. 각 단의 트리에는 “일하고 싶다”, “6시 퇴근하는 보통의 노동자이고 싶다” 등 노동자들의 메시지가 손글씨로 빼곡히 쓰여 있다. 로비 곳곳에는 지난 7일 호텔 쪽이 직장폐쇄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공고문과 이에 대응하는 조합의 입장문도 함께 붙어 있다.
객실 333실 규모의 특2급 호텔인 세종호텔은 2011년에는 250명이 넘는 정규직 노동자가 일하던 사업장이었으나, 경영난을 이유로 최근 수년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외주화를 확대해왔다. 노동자들은 사쪽이 강행하는 이번 정리해고에 대해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경영 실패의 책임을 모두 노동자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며, 사쪽의 직장폐쇄 공고에 따르지 않은 채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이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 들머리에서 노동자들이 사쪽의 정리해고와 직장폐쇄에 맞서 농성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한 조합원이 열흘동안 조합원들의 발언을 적는 ‘파업트리'를 손보고 있다. 하루에 한 칸씩 이어지는 파업 트리에는 각 일차별 숫자로 시작하는 노동자들의 메시지가 쓰여있다. 김혜윤 기자
호텔 들머리에 ‘비정규 호텔 아닌 정규직 호텔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파업을 한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김혜윤 기자
서울 중구 세종호텔 로비에 지난 7일 사쪽이 붙인 직장폐쇄 공고문이 붙어있다. 김혜윤 기자
서울 중구 세종호텔 로비에서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촬영한 사진 3장을 파노라마 기법으로 모았다. 김혜윤 기자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