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단독]KBS강태원복지재단 설립자 손자, 재단 이름 팔아 30억대 사기

등록 2021-12-14 14:44수정 2021-12-14 17:15

“재단 운영 어려워…돈 빌려주면 수수료 주겠다”
32명에게 32억원 가로챈 혐의
동부지법 징역 10년 선고
재단·가족 “재단과 관계 없는 사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방송>(KBS)강태원복지재단 설립에 기여한 고 강태원 전 태유실업 회장의 손자가 재단 이름을 이용해 수십명으로부터 30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채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지난달 17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강 전 회장의 둘째 손자 강아무개(40)씨에게 징역 10년 형을 선고했다. 강씨는 “할아버지가 (재단 기부자인) 강태원이고, 아버지(강영일 이사)는 KBS복지재단 이사장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뒤 재단 운영이 어려워 대출을 해 돈을 빌려주면 수수료와 학자금을 주겠다”며 2016∼2020년 사이 32명에게 32억원가량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강씨가 자신의 가족과 재단 이름을 내세워 지인들과, 지인들로부터 소개받은 이들에게 돈을 가로챈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강 전 회장이 재산 270억원을 기부해 2002년 12월에 설립된 재단은 <한국방송>에서 방영하는 나눔 프로그램·캠페인과 협력해 소외 계층과 사회복지단체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2019년 10월 친구 소개로 강씨를 알게 돼 1억원 피해를 본 허아무개(31)씨는 “(강씨가) KBS재단과 자신의 할아버지, 아버지 사진을 보여주며 믿음을 줬다”고 말했다. 피해자 중에는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20대 초반부터 30대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김아무개(22)씨는 16번에 걸쳐 모아둔 돈과 적금, 대출금 등 1억3천여만원을 건넸지만 그 뒤 강씨가 연락을 끊어 사기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대학 진학을 위해 모아놨던 돈을 모두 날렸지만 부모님에게 알리지도 못했다. 한달에 내야 할 이자만 300만원인데 월급 계좌도 정지당했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고 토로했다. 피해자 중에는 대출금 상환 압박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과 강씨의 가족들은 ‘재단이나 가족과 교류가 없는 강씨가 저지른 일로 사건 자체를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강씨는 고 강태원 회장의 손자이나 재단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며 “피해자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 도움 드릴 방법은 없는 상황이며 추후 재단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법적 조치를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씨의 아버지인 강영일 이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들을 보지 않은 지 오래”라며 “사기 사건 자체를 알지 못했고, 재단은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대응 모임을 만들어 강씨를 상대로 추가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지영 장예지 기자 jy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