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등록 2021-12-15 10:24수정 2021-12-15 10:39

[한겨레 나눔꽃]
트럼펫 연주자 도전하는 민준이
민준(가명·17)이가 후원금으로 새 트럼펫을 마련해 연습을 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민준(가명·17)이가 후원금으로 새 트럼펫을 마련해 연습을 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강원 춘천에서 트럼펫 연주자를 꿈꾸는 민준(가명·17)이는 최근 하루 연습 시간을 2~3시간 더 늘렸다. 새 트럼펫을 장만한 뒤, “악기를 보기만 해도 뿌듯해” 더 연습하고 싶어져서다. 지난달 11일 악기를 사기 위해 춘천에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근처에 있는 금관악기 전문점까지 찾아 직접 불어보기도 하며 새 트럼펫을 골랐다.

“지금껏 중고 악기만 쓰고 새 악기 사는 게 처음이라 사면서도 떨렸어요. 사용감도 없고 ‘뻔질뻔질’한 게 바로 새 마음으로 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6월 <한겨레> 나눔꽃에 소개된 민준이는 당시 트럼펫 연주자가 되고 싶은 자신의 꿈을 “철없는 도전”이라고 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중고 악기로 연습하며 일주일에 한번 레슨받는 게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부터 들어서다. 트럼펫 전문 연주자로부터 재능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더욱 앞날을 확신했지만, 어머니한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한겨레> 나눔꽃 보도 뒤 1143만9468원의 정성이 모였고, 월드비전이 지원금을 보태 민준이네 가정은 2천만원을 후원받았다. 지원금 중 약 1030만원은 트럼펫 구입비에 썼다. 민준이 엄마(42)는 “트럼펫을 사러 갔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 너무 감사하고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후원금으로 구입한 트럼펫. 월드비전 제공
후원금으로 구입한 트럼펫. 월드비전 제공

주1회 받던 레슨도 3회로 늘렸다. 민준이는 “공부도 자주 해야 덜 잊어버리는 것처럼 레슨 횟수가 늘어 계속 연습하니까 기억에도 잘 남고 (연주 때)적용이 잘 된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학교 음악실에서 연습을 하다가도 공용 공간이라 다른 학생들이나 선생님이 들어와 연습이 ‘뚝뚝’ 끊겼던 일도 별도 연습실을 대여할 수 있게 되면서 사라졌다.

민준이는 요즘 내년 1월 관현악대회 참가를 앞두고 더욱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기사가 나간 뒤 댓글을 하나씩 읽었던 민준이는 “얼굴도 모르는 분들인데도 제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며 “트럼펫에 대한 꿈을 ‘철없는 도전’이 아닌 ‘성공 가능한 도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김건희 ‘논문 표절 조사결과’ 수령…2월 12일까지 이의신청 1.

[단독] 김건희 ‘논문 표절 조사결과’ 수령…2월 12일까지 이의신청

[속보] 검찰, ‘윤 체포 저지’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또 반려 2.

[속보] 검찰, ‘윤 체포 저지’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또 반려

전광훈 광화문파 vs 손현보 여의도파…음모론 부메랑 맞은 극우 3.

전광훈 광화문파 vs 손현보 여의도파…음모론 부메랑 맞은 극우

윤석열 내란 사건 재판장은 누구…이재용 불법승계 혐의에 ‘무죄’ 4.

윤석열 내란 사건 재판장은 누구…이재용 불법승계 혐의에 ‘무죄’

[단독] 공수처, 윤석열이 뭉갠 검사 3명 이어 4명 신규 임명 요청 5.

[단독] 공수처, 윤석열이 뭉갠 검사 3명 이어 4명 신규 임명 요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