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0만명의 개인정보를 제약사에 넘긴 주요 대형병원 전공의들과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22일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환자들의 민감정보인 처방기록 32만6000여건(20만명분)을 유출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대형병원 관계자 27명과 제이더블유(JW)중외제약 영업사원 등 23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이 10만건으로 가장 많은 개인정보를 유출했고, 가톨릭성모병원, 고려대병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병원 관계자 중 22명은 의사 면허가 있는 전공의였다.
경찰 조사 결과,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수년 동안 자신들의 영업실적 증빙 목적으로 병원 관계자로부터 개인정보를 넘겨 받았다. 여기엔 환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해 중증질환명, 정신병원 수용 사실 등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정보까지 담겨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역시 개인정보 안전성 확보조치를 하지 않았고, 제약사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주의·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중외제약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하면서 환자 정보 유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해왔다. 20만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은 유출병원으로부터 정보유출 사실을 개별 통보받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병원 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또는 법원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단체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며 “정보유출에 대한 시정조치 및 행정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