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개발자·디자이너 5명 모임 ‘산타파이브’의 ‘내 트리를 꾸며줘’ 서비스 갈무리.
온라인에 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든다. 처음엔 아무런 장식이 없는 텅 빈 트리. 주변에 링크를 공유해서 ‘트리를 꾸며달라고’(메시지를 보내달라고) 한다. 쌓인 개별 메시지는 트리를 꾸미는 하나하나의 장식이 된다. 25일이면 지인들이 보낸 선물 같은 메시지를 열어볼 수 있다.
지난 19일 익명의 개발자 3명과 디자이너 2명이 모인 ‘산타파이브’가 출시한 이런 내용의
‘내 트리를 꾸며줘’(https://colormytree.me) 서비스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온라인판 롤링페이퍼’로 불리는 이 서비스 구현 방식 자체는 간단하다. 하지만 ‘모임 없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갈증 때문인지 출시 나흘 만인 23일 기준 누리꾼 20만명이 동시 접속하고 2496만개의 메시지가 오고 가는 서비스로 급성장했다. 이날 서버 취약점을 노린 디도스 공격까지 벌어지면서 누리꾼들이 한때 서비스 이용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내 트리를 꾸며줘’ 서비스에서 지인이 메시지를 남기면 트리에 장식이 달린다. 내트리를꾸며줘 갈무리
관심이 쏠리자 당장 운영진은 서버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워졌다. 산타파이브는 이날 누리집에 “23일 기준 최소 660만원의 서버 비용이 발생해 급하게 후원 계좌를 열었고, 많은 분이 후원금을 보내주신다”며 “하지만 후원에만 기대기에는 사전 등록되지 않은 후원에 대한 법률적 문제도 있고, (서버) 문제 해결을 위해 찾아보는 지금도 점점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부득이하게 후원을 일시 중지하고 광고를 게시하기로 했다”고 누리집을 통해 밝혔다. 누리꾼들의 후원금과 광고로 얻은 수익은 서비스 운영비로 사용될 예정이며, 남은 금액은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버 폭증과 디도스 공격 소식에 누리꾼들은 산타파이브에 후원금을 보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 게시물을 올리는 등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는 3만원가량 후원금 전송 내역 사진과 함께 “컬러마이트리 만든 김에 저도 후원! 화이팅!” 이라는 게시물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들도 “2일 남았다, 너무 기대된다”, “25일 언제 와. 메시지 빨리 읽고 싶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