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52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가 열려 참가자들이 올해 별세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수요집회가 올해 마지막으로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세상을 떠난 3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추모 공연과 참가자 헌화가 진행됐다.
2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정의연의 제1524차 수요집회에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액자와 꽃다발이 3개가 등장했다. 정복순 할머니를 비롯해 올해 하늘로 떠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정의연이 준비한 것이다. 강혜정 정의연 이사는 “올해 국내에서 세 분을 떠나보냈고, 중국과 필리핀 등 다른 국가의 피해자들도 한 분, 두 분 세상을 등지고 계시다”며 “일본 정부로부터 진심 어린 사죄와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욕되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지 못한 채 하늘로 가신 할머니들의 마음을 상상하면서 추모하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정부에 책임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노래도 거리에 울려 퍼졌다. 소리꾼 신새봄씨는 이날 무대에 올라 ‘봄에 담는 말’, ‘사철가’ 중 ‘봄’을 부르며 돌아가신 할머니들을 추모했다. 집회 마지막에는 참가자 한 명씩 할머니들의 영정에 헌화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정의연의 수요집회는 새해 1월5일 30주년을 맞는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어제 12월28일은 ‘2015 한일합의’ 6주년이었다”며 “이를 빌미로 역사부정과 왜곡이 어떻게 자행됐는지, 피해자가 어떻게 모욕당하고 2차 피해를 입었는지 아프게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은 수요시위 30주년을 맞아 당당히 일본 정부에 책임을 요구한 우리 선배들과 피해 생존자들의 첫 마음을 다시 되새기려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연은 30년 동안 이어져 온 수요집회를 기념하기 위해 온라인 인증샷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정의기억연대 누리집에서 ‘인증샷’ 양식을 내려받은 뒤, 빈칸을 채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된다.
수요시위 30주년 기념 캠페인. 정의기억연대 SNS 갈무리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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