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학부모회가 한꺼번에 건넨 돈, ‘김영란법’ 유죄? 무죄?

등록 2021-12-31 11:59수정 2021-12-31 12:51

47명 학부모회 1년여 15차례 2540만원 제공…검찰 기소유예 처분
학부모회장, 헌재에 “법위반 아냐” 소송끝 ‘기소유예 취소하라’ 결정
헌법재판소 정문. <한겨레> 자료 사진
헌법재판소 정문. <한겨레> 자료 사진

고등학교 야구부 학부모회 회장이 감독에게 돈을 준 것에 대해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은 잘못돼 취소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학부모회 차원에서 제공한 돈으로, 이를 학부모회 구성원 수로 나누면 청탁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헌재는 한 고등학교 야구부 학부모회 회장 ㄱ씨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ㄱ씨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5월 ㄱ씨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ㄱ씨가 2016년 6월∼2017년 8월 야구부 학부모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공직자에 해당하는 야구부 감독에게 매번 100만원 이상 돈을 15회에 걸쳐 모두 2540만원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ㄱ씨가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감독에게 제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ㄱ씨가 초범이고 부정청탁의 목적이 없었다는 이유로 기소를 유예했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감안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조처를 뜻한다.

이에 ㄱ씨는 “감독에게 돈을 전달한 것을 맞지만 학부모회 차원에서 제공한 돈이고, 이 돈을 학부모회 구성원 수로 나누면 59만여원에 불과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지난해 7월 검찰 기소유예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냈다.

헌재는 “ㄱ씨는 학부모들의 의사로 모아진 돈을 학부모회 회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집행한 것에 불과하다. 야구부 감독에게 제공한 돈은 학부모회라는 ‘동일인’이 제공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학부모회 구성원 개개인’이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ㄱ씨가 지급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금액은 감독에게 제공한 돈을 학부모회 구성원 숫자인 40명 내지 47명으로 나눈 액수다. 이를 계산하면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은 수사미진 또는 청탁금지법 조항에 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어 ㄱ씨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9월 이 학부모회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야구부 감독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학부모회는 동일인이 아니며, 선수 1인 학부모에게 받은 돈은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