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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스포츠센터 살인’ 경찰 6명 출동했는데…피해자 옷 덮어주고 철수

등록 2022-01-03 15:26수정 2022-01-03 16:23

“술 취해 잔다” 피의자 말 듣고
“잠든 사람인 줄 알고 옷 덮어줘”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막대로 회사 직원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서울의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가 구속됐다. 피의자를 체포하기 몇시간 전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초기에 범행 정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철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서울경찰청은 서울의 한 스포츠센터 대표 ㄱ(41)씨를 20대 ㄴ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동기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12월31일 자신이 운영하는 스포츠센터 20대 직원 ㄴ씨를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국립과학수사원은 ㄱ씨가 폭행 중 플라스틱 막대로 ㄴ씨를 찔렀고, 막대가 ㄴ씨의 장기를 건드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서대문경찰서는 처음에 ㄱ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체포했지만,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서부지법은 2일 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애초 경찰은 ㄱ씨를 체포하기 7시간 전인 12월31일 새벽 2시께 “누나가 폭행당했다”는 ㄱ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여성은 발견하지 못하고 대신 남성인 ㄴ씨가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술에 취해있던 ㄱ씨는 “어떤 남자가 들어와서 싸웠는데 도망갔다”는 등 경찰에게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ㄱ씨가 ㄴ씨에 대해 “술 취해서 잔다”고 하는 말에 ㄴ씨를 흔들어보고 가슴에 손을 얹어본 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혈흔 등 범죄 정황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철수했다. 그러나 ㄱ씨는 7시간 뒤인 아침 9시께 “자고 일어나니 직원이 의식이 없다”며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소방과 경찰에 “ㄴ씨와 술을 마셨는데 ㄴ씨가 음주운전을 하려 해 말리려다 폭행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6명이었다. 6명이 범죄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해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보면 현장 출동 경찰관이 (피해자의)잠을 깨우려고 했고, 옷을 덮어줬다. 잠들어 있는 사람이라고 인지한 듯싶다”고 말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3일 정례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신고 내용이라든지 당시 현장 상황, 신고자인 피의자 진술 이런 것을 봤을 때 (현장 경찰관이)살인 범죄를 인지할 수 있었을까 하는 부분이 있다. 경찰관이 옷을 덮어주고 깨우는 그런 확인을 할 수 있는데, 살인 범죄 인지 가능성은 어려웠지 않겠느냐는 게 우선적인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 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관점에서 미비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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