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무개(37)씨는 최근 한라산 등반을 예약하기 위해 수 시간 동안 예약 누리집에 접속해 취소 티켓을 기다렸다. 서씨는 “한라산 등반 예약이 한 달 넘게 꽉 차 있어 포기하려다 몇 시간 동안 사이트에 접속해 취소 티켓을 겨우 예약했다”며 “힘들게 예약해 보니 무료인 티켓이 따로 거래된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고 말했다.
11일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사이트를 보면, ‘한라산 입장권’을 사고 판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판매 금액은 1만∼5만원으로, 실제로 팔렸다고 표시된 게시글도 있다. ‘당근마켓’ 등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한라산 입장권이 거래됐지만, 논란이 일자 현재는 관련 게시글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최근 한라산 설경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몰리는데 탐방 예약제로 인원이 제한되면서 예약 경쟁이 치열하자 무료인 입장권이 거래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자연생태계 보전 등을 위해 2020년부터 탐방 예약제를 시범 시행한 뒤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하루 탐방 인원은 성판악 탐방로 1000명, 관음사 탐방로 500명으로 제한된다. 예약자가 예약한 뒤 받은 큐아르(QR) 코드만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면 따로 신분 확인 없이 탐방이 가능하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한라산 입장권이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네이버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사이트 운영 업체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며 “입장권 거래를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무료 초대권 및 입장권을 유료로 판매하는 행위는 운영 정책상 제재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한라산 입장권 유료 거래는 미노출 조치 될 수 있다”며 “해당 건과 관련해 현재 한라산국립공원 쪽과 소통하고 있으며 적극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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