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여성, 저임금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감에 더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3일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여성 비정규직(19.1%)이 남성 정규직(6%)보다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형태별로는 비정규직(17%)이 정규직(8.7%)에 비해, 성별로는 여성(16.6%)이 남성(8.6%)에 비해 우울감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설문조사는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3~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함을 느낀다는 응답도 비정규직, 여성, 저임금노동자 등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불안감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전체 26.2%였는데 비정규직은 31%, 여성은 30.7%로 전체 응답률을 웃돌았다. 특히 임금 수준별로 한 달에 150만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들이 ‘불안감이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31.5%로 500만원 이상 받는 노동자(20.3%)에 비해 11.2%포인트 높았다.
이는 일터의 약자인 비정규직, 여성, 저임금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장갑질119는 “우울과 불안감이 비정규직, 여성, 저임금노동자에게 심각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해고, 임금삭감, 백신 휴가 등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지고 수당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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