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통학차량에서 내리던 9살 초등학생이 통학차량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차량 운전자를 교통사고특례법의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학원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26일 제주서부경찰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오후 4시10분께 제주시 연동 신제주로터리 남서쪽 인근 도로에서 ㄱ(9)양이 승합차에 깔렸다는 신고가 제주소방안전본부 119 상황실에 접수됐다. ㄱ양은 119 구급대에 의해 응급조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ㄱ양은 학원차량에서 내리던 중 외투가 문에 끼었는데 차가 그대로 출발하면서 오른쪽 뒷바퀴에 깔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치사 혐의로 차량 운전자 ㄴ(67)씨를 입건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ㄴ씨는 경찰에서 “차량 문이 닫혀서 아이 옷이 낀 것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차량에는 승하차를 관리하는 보호자는 없었다. 경찰은 이른바 ‘세림이법’(개정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학원장 ㄷ씨 등을 입건했다. 2013년 3월 충북 청주에서 고 김세림(당시 3살) 어린이가 후진하던 25인승 통학차량 뒷바퀴에 깔려 숨진 뒤,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통학차량에 보호자가 동승하고 보호자는 어린이나 영유아가 승하차 때 차에서 내려서 안전하게 승하차하는 것을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세림이법은 2015년 1월부터 시행 중이다.
하지만 통학차량에 보호자를 동승시키지 않은 학원 운영자가 받는 처벌은 30만원 이하 벌금에 불과해 처벌규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현행 도로교통법에선 어린이집 통학차량의 경우 취학 전 영유아가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뿐 아니라 보육교사, 원장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제주서부경찰서 쪽은 “ㄱ양이 다녔던 학원 운영자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외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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