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된 뒤 국내에서도 혐오범죄가 급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공안행정학회 최근호에 실린 ‘코로나19 이전-이후 혐오범죄 변화와 혐오범죄폭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 논문(조제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조교수)을 7일 보면, 지난 15년간(2006~2021년) 발생한 혐오범죄 68건 중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2021년 집계된 혐오범죄 수가 과반(5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혐오범죄만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 까닭에 연구진은 혐오범죄 관련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2021년 9월 사이 언론 보도된 사건 가운데 68건을 추출해 분석했다. 연도별 혐오범죄 발생 동향을 보면, 2006~2010년까지 매해 0~1건으로 집계된 혐오범죄는 2019년까지 연간 10건 이상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22건으로 급증했고, 2021년(9월 기준)에도 15건이 집계됐다.
코로나19 여부와 상관없이 2006~2021년 발생한 혐오범죄 가운데 피해자 신상이 확인된 59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42.4%(25건)는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는 외관상 외국인으로 인식할 수 있는 다문화 가정의 부모와 청소년도 포함됐다. 언어폭력이 34명으로 전체의 57.6%였고 이어 신체적 폭력(32.2%), 흉기 사용 폭력(10.2%) 순이었다. 혐오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지른 사건은 14건으로 전체의 23.7%, 음주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사건은 10건으로 16.9%였다.
연구진은 특히 외국인 대상 혐오범죄에 주목했다. 코로나19의 발생지가 중국 우한이라는 점에서 코로나 이후 국제적으로 아시아인 혐오범죄가 급증하는 동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예멘 난민 유입 등이 외국인 대상 범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회귀분석을 통해 혐오범죄 폭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확인한 결과, 피해자가 외국인인 경우 혐오범죄의 폭력 수준을 높이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각국에서는 코로나19와 함께 확산되기 시작한 혐오를 통제·방지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제도적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국내도 관련 입법 논의와 함께 관계기관 특별대응팀(TF)를 구성하고 일선 경찰관들도 차별적 혐오범죄에 대응할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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