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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한항공 승무원 이향정씨 경희대서 박사학위 받아

등록 2006-02-19 22:15수정 2006-02-20 10:01

‘하늘을 나는 A+ 박사모’
“손에 받아든 숙제를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이향정(36)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국제선 팀장이 지난 15일 경희대에서 호텔관광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리나라 항공사 여승무원 가운데 ‘1호 박사’다. 지난 1996년 한국방송통신대 가정학과에 편입해 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 10년만의 성취다.

“갑상선 질환 때문에 병원에 자주 다니다보니 자연히 공부를 열심히 못했어요. 그게 늘 숙제로 남아있었거든요. 고교 시절 몸이 안 좋아 공부를 충실히 못한 경험이 오히려 ’삶의 보약’이 됐던 것 같습니다.”

밀린 숙제를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공부였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10시간 넘게 비행을 하고 난 다음 곧바로 강의실로 뛰어가고,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꼬박 12시간 동안 강의실에 앉아 있어야 했던 경우도 여럿이었다. 10년동안 휴가는 모두 학업에 반납해야 했다. 그는 “때론 억울한 생각이 들 만큼 힘들었지만, 버리고 비워야 새로운 걸 채울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어렵사리나마 비행과 박사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가 선택한 학업이 일과 둘이 아니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실제 내 일 속에서 어떻게 하면 승객들을 더 편하게 만족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학위 논문의 주제를 정하게 됐다”며 “논문은 외모만이 아니라 생각과 행동까지 아름다워야만 고객을 만족시키고 회사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는, ’아름다운 포지셔닝(자리잡기)’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생각의 방향이 나 자신만을 향하게 되면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만, 타인의 마음으로 ‘생각의 화살표’를 돌리면 친절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그는 박사 공부와 함께 영어와 일본어 공부를 병행해 관련 자격증도 땄다.

이제 그녀의 다음 꿈은 배운만큼 베푸는 것.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교(인하공전 항공운항과)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도 싶다는 그녀가 갑자기 또다른 숙제를 언급했다.

“10년 넘게 공부와 직장 생활을 함께 꾸려가다 보니 결혼은 커녕 ’애인 만들기’ 과정도 시작해보지 못했어요. 이제 학위도 받았으니 빨리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싶어요.”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사진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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