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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발달장애인 수갑 채우고 진압한 경찰…“재발방지책 마련하라”

등록 2022-03-14 17:27수정 2022-03-14 17:49

“비협조적”이라며 발달장애인 과잉 진압 논란
장애인권단체 “장애 특성 인지하고 대처하는 훈련 필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장애인인권단체들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반인권적인 초기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장애인인권단체들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반인권적인 초기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최근 경찰이 발달장애인에게 비협조적이라며 완력으로 수갑을 채우고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과도하게 진압한 사건과 관련해 장애인인권단체가 경찰청에 재발방지책을 요구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이 초기대응 과정에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체포를 하거나 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대한 세부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경찰의 초기대응과 관련한 구체적인 매뉴얼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한겨레>는 경찰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과잉 진압을 겪은 발달장애인의 이야기를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월31일 경기도 평택의 한 지구대 경찰 3명은 ‘옆집에서 동물을 때리는 것 같다’는 112 신고에 발달장애인 신아무개(35)씨 집으로 출동했다. 경찰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불안을 느낀 신씨가 가까이 다가오는 경찰을 밀자 경찰은 신씨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며 수갑을 채웠고, 신씨가 움직이려 할 때마다 가슴과 어깨를 밀치고 몸 위에 올라타 눌렀다. 경찰은 신씨를 공무집행방해와 동물학대 혐의로 입건한 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경찰의 체포 방식이 반인권적이라고 비판했다. 신씨를 대리하는 재단법인 동천 소속 김윤진 변호사는 “현행범 체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별다른 폭력이 없었음에도 경찰은 다짜고짜 발달장애 당사자를 제압하고 수갑을 채웠다”며 “이후 제압의 필요성이 없는 상황에서도 경찰의 폭행이 이어졌다”고 했다. 신씨 쪽은 출동한 경찰관을 지난달 25일 형법 제124조(불법체포·감금), 제125조(폭행, 가혹행위)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신씨가) 장애인인지 몰랐다”는 입장으로 현행범 체포 이유에 대해선 “경찰관에게 협조하지 않고 현관문을 닫아버리는 행동을 취해서 공무집행방해 및 증거인멸 우려로 판단돼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이 반복되고 이에 따른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시정 권고에도 경찰이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해 5월 경기도 안산에서 경찰이 발달장애인의 장애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뒷수갑을 채워 연행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장에게 ‘발달장애인 대상 현장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다음주면 경찰청이 인권위 권고에 대해 이행 계획을 발표해야 하는 90일이 되지만 경찰청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강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정책국장은 “수사기법이 발전된다고 선진경찰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국민이 기대하는 경찰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 직후 경찰청장에게 요구안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는 일선 지구대와 경찰서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장애를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훈련을 진행해달라는 요구와 장애인 피의자를 체포할 시 장비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현재 경찰이 운영 중인 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 제도를 실질적으로 운영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경찰청은 기자회견 직후 이뤄진 이들 단체와의 면담에서 수사인권과 등 관련 부서와 제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31일 경기도 평택에서 이웃주민의 ‘동물학대하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발달장애인 신아무개(34·맨 오른쪽)씨를 제압하고 있다. CCTV영상 갈무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제공
지난 1월31일 경기도 평택에서 이웃주민의 ‘동물학대하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발달장애인 신아무개(34·맨 오른쪽)씨를 제압하고 있다. CCTV영상 갈무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제공

▶바로가기: [단독] 매뉴얼만 있을 뿐…발달장애인 수갑 채우고 진압한 경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32538.html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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