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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사 2시간30분 기다려”…동네 병·의원 확진자 인정 첫날 곳곳 북새통

등록 2022-03-14 17:52수정 2022-03-15 02:32

동네·병의원 신속항원검사 확진자 인정 첫날
시민 수십명 몰려 수시간 대기
일반 진료 환자들도 대기에 불만
저녁 7시까지 예약대기, 검사 조기마감도
서울 영등포구 한 이비인후과 출입문에 붙은 신속항원검사 마감 안내문.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서울 영등포구 한 이비인후과 출입문에 붙은 신속항원검사 마감 안내문.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온 ㄱ(48)씨는 14일 오전 9시2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역 인근의 이비인후과 의원에 검사를 받으러 갔다. 오전에 검사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에 다른 의원으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약 2시간30분을 기다려 낮 12시15분께가 돼서야 검사를 마치고 나올 수 있었다. ㄱ씨는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장시간 기다려야 해서 너무 힘들었다”며 “예상 대기시간이 더 길어지자 병원에 항의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동네병원 특성상 공간이 좁으니 밀집도는 높고,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와 어디 가 있을 수도 없어서 아내와 병원 밖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동네병원이라 의사가 1명이다 보니 일반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도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과 장시간 같이 대기할 수 밖에 없었다. 혈압약 처방을 받기 위해 예약없이 병원을 방문한 70대 여성도 2시간30분을 기다려 진료를 받았다. 그는 “코로나 환자가 이렇게 많으면 나처럼 혈압약 받아 먹는 사람은 어떡하냐”고 한숨을 쉬었다.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곧바로 확진으로 인정받게 된 첫날인 이날, 의료기관 곳곳에 시민들이 몰렸다. ㄱ씨처럼 일부 시민들은 2시간이 넘는 시간을 밖에서 기다리거나, 검사를 받기 위해 여러 곳을 전전해야 했다.

전날 확진자와 식사를 한 ㄴ(48)씨도 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아 헤맸다. ㄴ씨는 이날 오전에 병원 세 곳에 전화를 걸었지만, ‘오전 안에 검사를 받을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이후 서울 마포구의 한 가정의학과 의원으로 향했지만 오전 접수는 끝난 상태였다. ㄴ씨는 “은평구의 한 의원으로 이동했지만, 벌써 20명이 넘는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었다”며 “결국 200m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가서 40분을 기다린 끝에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오전부터 사람이 몰리자 오후 들어 동네 병·의원들은 속속 검사를 마감했다. 이날 오후 3시40분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은 진료 마감시간이 저녁 7시였지만, 출입구에 “신속항원검사 오늘 마감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여놨다. 간호사는 “오늘 100명 이상이 왔다.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7시까지 예약 대기 인원이 꽉 찼다”고 말했다. 또 인근의 다른 가정의학과 의원에서 만난 간호사는 “지금 25명이 예약 대기 상태고, 오늘만 128명이 검사를 받았다. 오는 손님을 계속 받으면 우리는 퇴근 못한다”며 이날 검사를 마감했다고 전했다.

검사가 마감되지 않은 병원은 오후 늦은 시간대에 방문하더라도 최소 20∼3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오후 3시50분께 서울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서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인원이 16명으로, 일부 대기자들은 좌석 간 띄어 앉기를 지키기 어려웠다. 이 의원 간호사는 “기본적으로 3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검사 문의 전화에 답했다. 이 병원 바로 옆 건물의 다른 이비인후과 의원에서도 의료진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선 “2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복도에 서 있는 대기자 4명에게 안내했다.

첫날 혼란에도 방역당국은 동네 병·의원의 코로나19 확진판정이 확진자 치료 관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제도개선으로 피시아르(PCR) 검사 대기시간을 줄이고, 환자 관리 지연을 방지해서 확진자가 조기에 치료와 신속한 관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혜미 ham@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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