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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치솟는 기름값에 직장인은 출퇴근, 물류·배달 종사자는 생계 ‘막막’

등록 2022-03-20 15:53수정 2022-03-21 02:34

휘발유 평균 가격 9년5개월만에 ℓ당 2천원 돌파
매일 출퇴근 직장인 대중교통 이용하거나 전기차 고민
경유도 고공행진…화물차 운전자들 “생계 위협”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지난 15일 ℓ당 2천 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고유가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기름값에 매일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이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을 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2002.7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로 완만하게 하락한 휘발유 가격은 올해 1월1일 바닥(ℓ당 1622원)을 찍은 뒤 3개월 동안 가파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어선 건 2012년 10월 넷째주 이후 약 9년5개월 만이다.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경제적 부담으로 한숨을 쉰다. 직장인 권혁재(33)씨는 “평소 출퇴근에 한달 기름값 20만원이 드는데 이제 30만원은 써야 한다. 부담이 크다”고 했다. 직장인 이태성(33)씨는 “회사에서 집까지 차로 25분, 대중교통은 1시간이 걸린다. 교대 업무라 빨리 집에 들어가서 쉬는 것이 중요해 차로 출퇴근했지만 기름값 감당하기가 너무 어려워 이번 주부터 버스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원정 주유’에도 나선다. 경남에 사는 박고운(33)씨는 “며칠 전 고향인 대구에 다녀왔다. 대구는 더 싼 데가 있어서 일부러 갔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연료값이 저렴한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권씨는 “점점 기름값이 올라가니까 전기차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휘발유 차를 팔고 전기차로 바꾼 이아무개(49)씨는 “아내의 근무지가 바뀌어 출퇴근이 차로 10분에서 40분으로 늘었다. 기름값이 부담돼 전기차로 바꿨다”며 “차량 구매 가격이 부담됐지만 최근 기름값이 치솟는 걸 보고 바꾸기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중고차 매매업체인 에이제이(AJ)셀카는 ‘3월 온·오프라인 내차팔기 거래현황’을 발표하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전월 대비 휘발유 차량 거래량은 줄어들고 엘피지(LPG·액화석유가스), 디젤, 전기 차량의 거래량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에이제이셀카는 전기차 차종에 따라 전월 대비 거래량이 100~300% 늘었다고 전했다.

경유 평균가격이 지난달 말 ℓ당 1600원대에서 20일 1917원으로 치솟자 화물차 운전자들은 생계에 위협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화물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여종구(62)씨는 “일한 지 40년 됐지만 기름값 때문에 이렇게 영향받은 것은 처음이다. 금융위기에 고유가였던 2008년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운송비에서 기름값 부담만 50% 이상을 차지한다. 차량 할부 내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했다. 같은 일을 하는 백진효(62)씨는 “부산-대구 루트를 자주 다니는데, 40피트 컨테이너를 가져가면 보통 40만원을 받는다. 평소에는 12만원을 경윳값으로 냈는데, 지금은 20만원을 낸다”고 말했다. 박귀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정책국장은 “유류세를 인하하면서 화물 노동자들에게 지원되는 유가 보조금도 같이 인하돼 현장에선 이대로면 운행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는 이야기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유가 급등으로 인해 화물운송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했음에도 화물 운송료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유가 인상이 운송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유가 급등에 따른 지원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배달 오토바이도 울상이다. 전성배 라이더유니온 서울지부장은 “하루 평균 만오천원 정도를 기름값으로 썼는데 요즘은 거기에서 만원 이상은 더 쓴다. 배달이 없다고 해서 오토바이를 멈추고 있을 수 없고 콜이 많은 지역으로 계속 이동을 해야 한다. 날씨가 풀리면서 배달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 기름값까지 올라 힘들다. 우리는 정부 보조금도 없어서 기름값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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