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출국 수속을 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주요여행지인 미국·유럽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항공권 가격도 오를 조짐이라 해외여행을 알아보는 이들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22일 하나투어의 발표를 보면, 정부가 해외입국자 격리면제 지침을 발표한 11일부터 20일까지 해외여행 상품 예약 인원이 3200명에 달해 이전 열흘보다 9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 항공권 예약 인원도 7300명으로, 직전 열흘 대비 60.7% 증가했다. 롯데홈쇼핑은 20일 방송했던 ‘인터파크 유럽 패키지’ 방송에서 1시간 만에 주문액 1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여행 가방 판매도 덩달아 급증했다. 이마트는 12~20일 여행 가방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행 관련 회사들은 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박아무개(33)씨는 “2020년에 결혼식을 올려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해 아쉬웠다. 방역 지침 완화로 해외여행을 가보려고 계획 중인데 해외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심리는 되살아났지만, 실제로 여행에 나서기에 우려되는 점들도 있다 보니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도 있다. 최근 ‘델타크론(델타 변이+오미크론)’이 미국과 유럽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서다. 최근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김아무개(28)씨는 “유럽에 있는 친구가 현지에서는 델타크론이 이슈인데 정작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서 고민된다. 만약 현지에서 위중증 환자가 되면 한국처럼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아무개(42)씨는 “지난해 말, 백신 접종자는 입국 후 격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외로 출장을 나갔는데, 귀국 때가 되니 오미크론 때문에 입국객에 대해 자가격리 조처가 시행돼 당황스러웠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올까 봐 선뜻 나가기 어렵다”고 했다.
항공권 가격 인상도 부담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사마다 해외 노선 운항을 줄였는데 이번 조처로 수요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속되는 고유가도 유류할증료에 반영되고 있다. 김아무개(33)씨는 “베트남 여행을 좋아하는데, 코로나19 이전에는 항공권·호텔비를 포함해 100만원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왕복 항공권 가격만 70~80만원이라 부담이 크다”고 했다.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모니터에 항공편 출발 운항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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