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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법무부 전문위 “‘성적 수치심’ 표현, 가해 지칭하는 용어로 고쳐야”

등록 2022-03-24 11:12수정 2022-03-25 02:34

“피해자다움 강요하는 성 차별적 용어 대체해야”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 용어로 제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3조 중)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전문위원회 권고안)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전문위)가 성폭력처벌법 등에 명시된 피해자 중심의 ‘성적 수치심’이란 표현을 성 중립적 법률 용어로 대체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성적 수치심’은 과거 정조 관념에 뿌리를 둔 개념으로,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성 차별적 용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위는 24일 ‘성범죄 처벌 법령상 부적절한 용어 개정’ 권고안을 내어, 성폭력처벌법과 청소년성보호법, 아동복지법, 노인복지법 등 성범죄 처벌 관련 법령에 담긴 ‘성적 수치심’이란 표현을 삭제하고, 성 중립적 법률 용어인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 문구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다.

‘성적 수치심’이라는 말에는 피해자들이 겪는 공포와 분노, 비현실감, 죄책감, 무기력, 수치심 등 복합적인 피해 감정을 소외시키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용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더욱이 ‘수치심’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고, 피해가 아닌 가해행위 위주의 법률용어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위의 판단이다.

■ 수치(羞恥) : 「명사」 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 또는 그런 일.(표준국어대사전)

■ 수치심(shame) : 다른 사람이 자신을 결점이 있는 사람으로 바라본다고 판단할 때 발생하는 정서.(심리학용어사전, 한국심리학회)

전문위는 “성범죄 처벌 법률 또는 판결문에 ‘성적 수치심’ 표현이 적혀, 피해자의 주관이 범죄 성립 여부를 결정한다는 오해를 야기할 수 있어 법률용어로 적합하지 않다”며 “‘성적 수치심’을 가해행위 중심의 성 중립적 용어인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용어 변경을 통해 고정관념과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2차 가해로부터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의 실질적 범죄피해 회복 등 치료적 사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이른바 ‘레깅스 불법촬영 사건’에서 피해자가 느낄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뿐 아니라 “분노, 공포, 무기력, 모욕감 등 다양한 피해 감정을 포함한다”며 피해자의 다양한 피해 감정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성적 수치심의 의미를 넓힌 바 있다.

▶관련기사 : 성적 수치심, 안 느꼈는데요? ‘성적 빡치심’을 느꼈어요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57895.html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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