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천정배 장관 판검사 임명식서 강조
이용훈 대법원장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20일 열린 신임 판·검사 임명식에서 한목소리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엄정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에서 열린 203명의 신임·예비 판사 임명식에서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지 판사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어 “우리 법관에게 재판권을 수여한 주체가 국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또 “우리 법원은 사법권 독립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법관의 독립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며 “이 시대의 모든 법관들은 법관의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어떠한 희생이라도 치를 각오가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천 장관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명식에서 “형평을 잃고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법집행은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도 얻을 수 없다”며 “특히 법망을 빠져나가기 쉬운 사회적 강자의 횡포에 대해 강력한 검찰권을 행사하는 담대하고 기개 있는 검사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천 장관은 이날 임관한 98명의 검사에게 사형수 이야기를 담은 공지영씨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선물했다. 천 장관은 “소설의 주인공인 사형수의 시각에서까지 사물을 바라보는 폭넓은 사고의 기회를 가져보라는 뜻”이라며 “내 기준으로만 타인을 단정하지 말고 개방적인 자세로 국민과의 소통에 더욱 노력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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