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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관까지 모자랄라”…코로나 사망 5배 증가 ‘오동나무 관’ 품귀

등록 2022-03-27 11:41수정 2022-03-28 02:02

오동나무 수입은 줄고 사망자 증가로 수요는 늘어
오염물질 배출 합판관 사용도…종이관은 수요 적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사망자가 한달 새 5배 이상 증가하면서, 고인의 장례를 치를 관까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사망자가 늘어 수요는 늘었지만 관을 짜는 데 쓰이는 중국산 오동나무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3월 들어 관을 만드는 업체들 사이에서 관 수급난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 광명에 있는 관 제작업체 강원기업사의 이배연 사장은 27일 “주문량이 급증하다 보니 고정 거래하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는 (주문이 들어와도) 관을 못 주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또 다른 관 제작업체도 “평상시 한달에 관 2000개가 나갔다면, 최근에는 3000∼3500개가량이 나가고 있다. 평소엔 2∼3개월치 재고를 쌓아두는 편이었다면, 지금은 2주치밖에 남지 않았다. 목재 확보가 어려워 일부는 관재가 아닌 가구재로 목재를 받아서 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코로나19 사망자는 급격히 늘었다. 1월 사망자는 1169명, 2월 1303명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6841명(27일 기준)으로 지난달에 견줘 5배 이상 늘었다. 격리 해제 뒤 사망한 사람은 사망자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확진 뒤 위중증·사망에 이르기까지 2∼3주가량 시간이 걸리므로 당분간 사망자 증가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관을 만드는 데 쓰이는 중국산 오동나무 수입은 크게 줄어 수급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상재 사단법인 장례지도사협회장은 “관재의 95% 이상이 오동나무인데, 중국산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산림청 수입 통계를 보면, 최근 석달 국내에 들어온 오동나무의 100%가 중국산이다. 그런데 중국산 오동나무 수입량은 지난해 12월 75만820㎏, 올해 1월 60만9635㎏, 2월 37만9310㎏로 두달 새 절반이나 감소했다. 목재업계는 중국 춘절 연휴, 베이징 겨울올림픽 기간 공장 가동이 제한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도시 봉쇄 조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배연 사장은 “원래는 물건(목재)을 받고 대금을 주는데, (오동나무 확보가 어려워) 목재소에 선금을 주고 그때그때 물량이 있으면 임기응변식으로 물건을 가져와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재고가 있는 큰 업체와 달리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고육지책으로 합판으로 만든 관을 공급하기도 한다. 경기 수원시가 운영하는 연화장은 원래 접착제 사용으로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합판 관을 안 받았으나, 최근에는 오동나무 관 부족 사태로 합판 관도 화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친환경 장례용품으로 종이관이 주목받아왔지만 고인을 잘 모시고 싶다는 유족 인식 때문에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다. 이상재 협회장은 “예전에 경상도 지역에서는 버드나무 관을 썼다.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버드나무를 수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빨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영안실이나 화장장이 모자라는 것처럼 목관도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3일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이 차량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이 차량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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