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노동자 둘 중 한 명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콜센터 상담노동자 19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30일 발표했다. 조사는 콜센터 상담노동자를 서비스 부문(공공부문·민간부문)과 운영 형태(직접 운영·민간 위탁운영)별로 구분해 노동조건, 업무 환경, 감정노동, 건강 상태 등을 살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콜센터 상담노동자 중 48%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응답일 기준 1년 이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30%에 달했다. 자살을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55.6%)과 직장내 문제(53.4%)였다.
또 콜센터 상담노동자 셋 중 두 명(65.1%)은 한 가지 이상의 업무 관련 질환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비중이 높은 높은 질환들은 목 디스크,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 38.7%, 손목, 어깨 등 상지근골격계 질환 30.2%, 방광염 및 신우신염 20.9%, 천식, 아토피 등 알레르기성 질환 18.7%,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정신 질환 12.1%, 성대결절 10.9%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콜센터 상담노동자들의 75%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가족에게 옮기게 될까 걱정하고 있었다.
콜센터 상담노동자들은 네명 중 한명(25.3%)은 과도한 업무량으로 화장실 사용이 자유롭지 않다고 답했다. 이같은 답변은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 직영보다 간접고용에서 더 많이 나왔다. 직장 내 부당한 처우를 해소할 수 있는 고충 처리절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0%가 없다고 답했으며, 설치되어 있지만 유명무실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6%에 이르렀다.
인권위는 4월1일 오후3시 인권위 10층 인권교육센터에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책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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