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품질의 육류를 1등급으로 만들 기술이 있다고 속여 1천명 넘는 피해자에게 1천억원대를 가로챈 60대 남성이 베트남 현지에서 붙잡혀 강제송환됐다.
7일 경찰청은 베트남 공안과 공조해 하노이에 숨어있던 사기 피의자 김아무개씨를 국내로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인터폴로부터 김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베트남 공안과 공조해 추적에 나섰고, 베트남 공안은 김씨가 잠적해 있던 아파트에서 그를 검거해 국내 송환을 할 수 있었다.
김씨는 사기 전과가 있는 공범 5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에 사무실을 마련해 “저등급 육류를 1등급으로 만들 수 있는 가공 기술이 있다”며 사업 설명회를 열어 투자자를 모으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등은 투자원금의 3%를 수익으로 보장하고,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면 3∼5%를 추천 수당으로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꾀어냈다. 2017년 7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김씨 일당이 가로챈 금액은 1656억원으로, 피해자 수는 1485명에 달한다. 김씨는 나중에 받은 투자금을 먼저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갔고, 이렇게 불어난 투자 규모는 1조112억원에 달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송파경찰서의 협조 요청을 받은 경찰청은 베트남으로 도피한 김씨를 1년여간 추적한 끝에 검거할 수 있었다. 베트남 공안은 김씨 주변 인물과 비자 정보 등의 단서를 입수했고, 지난 3월 하노이의 한 아파트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다른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사기(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7명의 피의자를 수사했고, 현재 부회장과 사장, 회계 담당 직원 3명을 구속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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