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공항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부 방역지침 전환에 발맞춰 인천공항 입국장 운영체계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전환한 1일 오전, 제1터미널 입국장에 설치된 지자체 방역 안내소와 국외 입국 여행객 전용 대기·분리 장소 등 방역 관련 시설물을 직원들이 철거하고 있다. 인천공항/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 때문에 졸업할 때까지 교환학생은 꿈도 못 꾸는 줄 알았는데, 이번 봄학기부터 하나둘씩 외국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보니 ‘엔데믹’이 실감 납니다. 저도 가을학기 출국을 위해 서류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대학생 김아무개(25)씨는 루마니아의 한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갈 생각에 한껏 들떠 있다. 지난 1월부턴 지원 대학에 제출할 각종 서류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었다. 교환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치는 토플 시험을 위해 인터넷 강의도 열심히 들었다고 한다. 바쁜 와중에도 그는 “졸업 전에 교환학생을 갈 수 있게 돼 설렌다”고 했다.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언급되면서 속속 해외로 떠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춤’ 상태였던 교환·유학생 행렬이 다시 이어지자 어학원, 유학원도 활기를 띤다.
각 대학은 해외로 파견하는 교환학생 숫자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7일 서울대가 <한겨레>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대에서 해외로 교환학생 파견을 나간 학생의 수는 각각 587명, 140명, 123명으로 코로나 발생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2022학년도 1학기부터 178명 수준으로 회복돼 오는 2학기엔 307명이 해외로 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현지 방역상황 및 감염 우려와 해외 대학의 프로그램 취소 등으로 파견 학생이 크게 줄었는데, 올해부턴 이 부분들이 해소된데에 따른 것이다. 중앙대, 연세대 등 다른 대학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해외 어학연수, 대학 진학 등을 도와주는 유학원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김기동 탑클래스 유학센터 대표는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유학 문의가 일주일에 1∼2건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거의 고객이 없었는데, 최근엔 하루 4∼5건 정도 어학연수나 해외 대학 진학 관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유학생 보험이 코로나 감염도 보장하기 시작하고, 코로나에 대한 위험도 인식도 떨어지면서 해외 유학길도 회복세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유학에 대한 관심이 회복되면서, 대형 유학업체들은 취소됐던 유학박람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디엠(edm)유학센터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본사 내부에서 대폭 축소된 형태로 유학박람회를 진행했지만, 오는 하반기부터는 기존처럼 코엑스에서 수천 명 규모의 유학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학생이 늘자,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하는 토플(TOFLE), 아이엘츠(IELTS) 등 어학성적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도 다시 늘었다. 파고다어학원이 <한겨레>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올해 1∼3월 토플 및 아이엘츠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해당 학원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등록한 학생의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가량 늘었다. 파고다어학원 관계자는 “지난해까진 유학 비자 발급이 어려워 유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유학길이 열리면서 등록하는 학생도 늘고 문의 전화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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