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서 두 아들을 살해한 뒤 지난 7일 자수한 여성의 집 앞에 어린이용 자전거와 킥보드가 놓여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초등학생 아들 둘을 살해한 뒤 자수한 여성이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피의자 ㄱ(40)씨로부터 이러한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남편과 별거 중인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의 월급으로 자녀를 양육해왔는데 남편의 빚으로 집을 압류당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지난 5일 밤 9시30분께 거주 중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각각 만 9살, 8살인 두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유서를 작성하고 자해하는 등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범행 이틀 뒤인 지난 7일 오후 4시40분께 범행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남편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고, 경찰은 ㄱ씨를 긴급체포했다.
일부 이웃 주민도 ㄱ씨가 남편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년 전쯤 집수리 때문에 ㄱ씨 집에 방문한 적 있다는 수리공 ㄴ씨는 “당시에도 남편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했다”면서도 “성격이 밝은 편이었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학교나 학원에 데려다주는 것도 자주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ㄱ씨의 남편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두 아들에 대한 부검도 의뢰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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