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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공사에 쫓겨나는 용산역 텐트촌 노숙인들…“주거대책 마련해야”

등록 2022-04-12 16:08수정 2022-04-12 16:18

홈리스행동·용산역 텐트촌 노숙인들 기자회견
“주거 대안 없는 퇴거예고 즉각 중단해야”
12일 오전 서울 용산역 뒷편 텐트촌에서 시민단체 홈리스행동과 텐트촌거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용산역-드래곤시티호텔 간 신설 보행교 설치 계획을 통보한 용산 구청에 공사구간 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주거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2일 오전 서울 용산역 뒷편 텐트촌에서 시민단체 홈리스행동과 텐트촌거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용산역-드래곤시티호텔 간 신설 보행교 설치 계획을 통보한 용산 구청에 공사구간 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주거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우린 어디로 가나요. 여기서 5년, 10년, 길게는 20년 산 분들도 있는데...”

서울 용산역 노숙인 텐트촌에 사는 하순철(60)씨는 최근 용산역과 드래곤시티 호텔을 잇는 공중보행교 설치 공사를 맡은 시공사로부터 텐트를 비워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시공사가) 텐트를 사줄 테니 나가라고 한다. 텐트 칠 장소도 없는데 갑자기 언제까지 비워달라고만 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토로했다.

홈리스행동과 용산역 노숙인 텐트촌 주민들은 12일 용산역 노숙인 텐트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구는 주거 대안 없이 퇴거할 위기에 놓인 텐트촌 주민을 위한 해결책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0년대 중반께 형성된 용산역 노숙인 텐트촌에는 현재 약 20명의 노숙인이 비닐과 천막, 종이상자 등으로 집을 지어 살고 있다. 홈리스행동 설명을 보면, 오는 5월 완공 예정인 공중보행교가 텐트촌 일부를 가로지르면서 해당 구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공사구간 내 주민들은 지난주에야 시공사 쪽으로부터 오는 15일까지 텐트를 치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현재 주민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이미 포화상태인 텐트촌 내 다른 구역으로 이전하는 것과 노숙인 임시 주거지원을 통해 고시원이나 쪽방 같은 염가 거처로 이전하는 것뿐”이라며 “주거 하향에 가깝다”고 말했다. 안 활동가는 “관할 주민의 이주대책을 얘기해야 할 용산구청이 원활한 공사 시행을 위한 대책을 민간에게 떠넘기고 있는 꼴”이라며 “주거 상향을 위한 대책, 최소한 수평적인 주거이동이라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용산구청이 제시하기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공사구간 밖 텐트촌 주민인 김아무개(47)씨는 “공사구간에 포함되지 않아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언제 텐트를 치우라고 할지 몰라 불안하다”며 “구간 내에 있는 텐트만 영향을 받는지 확실하지 않고, 공사가 끝난 뒤에도 공중보행교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텐트가 더 눈에 띄어 민원이 많이 들어올 텐데 내보내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적절한 주거 대안 없는 퇴거예고를 즉시 중단하고, 민간이 아닌 공공이 직접 주거 및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또 공사 완료 후 모든 텐트촌 주민들의 거주 안전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용산구청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요구서를 전달했다.

12일 오전 서울 용산역 뒷편 텐트촌에서 시민단체 홈리스행동과 텐트촌거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용산역-드래곤시티호텔 간 신설 보행교 설치 계획을 통보한 용산 구청에 공사구간 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주거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텐트촌에는 2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텐트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2일 오전 서울 용산역 뒷편 텐트촌에서 시민단체 홈리스행동과 텐트촌거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용산역-드래곤시티호텔 간 신설 보행교 설치 계획을 통보한 용산 구청에 공사구간 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주거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텐트촌에는 2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텐트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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