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원대 규모로 국내외에서 운영된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지난달 베트남에서 붙잡힌 해당 조직의 총책 ㄱ(48)씨가 15일 국내 송환됐다. 경찰청 제공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1조2000억원대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의 총책이 국제 공조수사 끝에 붙잡혀 국내 송환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16일 베트남 공안부와의 공조수사로 현지에서 붙잡은 한국인 남성 ㄱ(48)씨를 15일 새벽 국내로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2012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공범 20명과 모나코·밀라노·나폴리 등의 이름으로 6개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상 도박개장, 범죄단체조직죄 위반)를 받는다. 이들 조직이 110여개 계좌를 이용해 회원들로부터 입금받은 규모만 1조2000억원에 이르고, 범죄수익금은 264억원에 달한다.
ㄱ씨는 공범들을 사이트 운영자, 프로그램 개발자, 대포통장 수급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한국·베트남·캄보디아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19년 4월 ㄱ씨가 해외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다는 정보를 확보하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뒤, 도박계좌 및 인터넷뱅킹 접속 아이피(IP) 등을 확보해 우선 국내에서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피의자 9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국내에 거주하던 공범들을 붙잡았지만 해외 거점 범죄 특성상 조직 총책이 검거되지 않으면 범죄 조직의 와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캄보디아 경찰 및 경찰주재관과 공조해 지난해 3월 해외 도피 공범 5명을 검거·송환했고, 베트남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 총책 ㄱ씨를 붙잡으려고 베트남 공안에 소재 추적과 검거를 요청했다. 지난달 결정적인 내부 첩보를 입수한 베트남 공안 검거전담팀은 호치민에서 탐문하던 중 ㄱ씨 주거지를 특정하며 포위망을 좁혀나갔다. 현지 공안이 검거를 위한 승인 절차를 밟던 도중 공범들의 검거 사실과 본인에 대한 추적의 심적 부담을 견디지 못한 ㄱ씨는 지난달 16일 공안에 자수했다.
경찰은 국내외 수사를 진행하며 검거한 공범들의 진술과 거래내역 등을 확인해 범죄수익금 264억원을 특정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을 결정 받았다. 법원이 이들 조직이 낸 범죄수익금 규모를 인정했다는 뜻으로, 264억원이 모두 추징되기 전까지 밝혀지는 이들의 재산에 대해선 자유로운 처분이 금지된다. 다만 현재까지 파악된 이들 명의의 재산은 5억5천만원에 불과하다. 경기북부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는 “상당 규모의 범죄수익금을 차명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며 “송환된 총책 조사 등으로 은닉한 수익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나머지 공범 5명에 대해서도 추적 중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