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계절, 봄이 한창 무르익는다. 봄은 예로부터 원기 왕성하고 희망찬 청년을 상징한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대다수 청년은 이런 상징과 거리가 멀다. 어느새 상투어가 된 느낌이지만 청년은 불안과 불확실, 분노와 절망 같은 말로 빈번히 수식된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간 충분히 주목하지 못한 지점이 있다. 바로 청년 집단 내 불평등이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2019년 기준)를 바탕 삼아 청년층(19~34살)의 소득과 자산을 살펴보면, 저소득(소득 1분위) 청년층은 평균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이 84만9천원에 불과했다. 반면 고소득(소득 5분위) 청년층은 655만6천원으로, 두 그룹의 격차가 무려 7.7배에 이르렀다. 자산 격차는 더 심각하다. 저소득(2020년 총자산 기준 자산 1분위) 청년층의 평균자산은 6천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고소득(자산 5분위) 청년층은 15억7천만원으로 집계됐다.
노동시장의 고용형태에 따라서도 이 차이는 확연하다. 정규직 청년층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4.9%지만, 비정규직에선 이 비율이 24.5%로 껑충 뛴다. 노후소득과 직결되는 국민연금 가입률에서도 정규직 청년층은 지속해서 높아져 90%안팎에 이르지만, 비정규직 청년층은 여전히 30% 수준에서 맴돈다. 많은 사회지표가 청년 문제의 핵심이 청년 세대 전반의 불안정화라기보다는 청년 세대 내의 격차가 있음을 일러준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신간 <그런 세대는 없다>에서 기성세대의 희생자로 무작정 청년을 말할 것이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어떤 청년이 왜 어떤 의미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를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청년들이 아프다, 불안하다”가 아니라 “어떤 청년이 왜 아픈가, 누가 아프게 하는가”란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곤 부편집장
goni@hani.co.kr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20)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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