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용석 빼고 경기지사 후보 TV토론회 방송 안 돼”

“지지율 15% 이상 기준 법정 토론회 보다 높아”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6·1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한국방송기자클럽, 지상파 3사와 <엠비엔>(MBN)을 상대로 낸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25일 인용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 51부(재판장 황정수)는 “한국방송기자클럽은 채권자(강 후보)를 제외한 채 오는 26일에 예정된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정한 토론회 초청대상자 선정 기준이 법정 토론회 기준보다 너무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단체 주관 토론회의 경우 토론회의 횟수나 초청대상자 요건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단체에 일정한 재량이 인정된다”면서도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이 사건 토론회 초청대상자 선정 기준으로 삼은 여론조사 지지율 15% 이상은 법정 토론회 기준을 너무 많이 초과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공직선거법 제82조의2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법정 토론회 대상을 지지율 5% 이상인 후보로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강 후보는 지난 4월23일부터 5월25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평균 5.86%의 지지율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방송토론회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을 짚으며 유권자의 알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토론회는 개최 일자가 사전선거 전날이자 선거일 1주일 전이고, 전국 방송망을 가진 방송사들에 의해 중계돼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면서 “채권자(강 후보)의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을 권리 및 유권자의 후보자들에 대한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