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끝나자 공안검사 3명 사직…‘특수통 중용’에 줄사표 조짐?

서울중앙 공안부장검사 3명 사직
선거 범죄 사건 수사 차질 우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몸값 올라
윤석열 사단 중용 반발성 퇴직 해석도

서울중앙지검 전경. <연합뉴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소속 공안부장 3명이 6·1 지방선거 직후 모두 사의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 들어 뚜렷해진 ‘특수통’ 검사 중용에 형사·공안부 검사들의 줄사표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최창민(사법연수원 32기) 공공수사1부장, 김경근(33기) 공공수사2부장, 진현일(32기) 형사10부장(옛 공공수사3부장)이 최근 사의를 밝혔다.

대공 수사와 노동·선거 사건 등을 전담하는 ‘공안 라인’ 핵심 수사인력들이 6월 중순께로 예정된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동반 사직 의사를 밝히자, 검찰 내부에서는 윤석열 사단 전진 배치에 따른 일선 검사들의 반발성 퇴직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사의를 밝힌 부장검사 가운데 2명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인 사법연수원 32기다. 법무부는 연수원 32기 검사들에게 오는 3일까지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3명 모두 사의를 표명한 것은 우연이라고 봐야겠지만 시기가 좀 묘하다. 검찰 수사 직역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공안통 검사들이 한번에 나가는 셈이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선거 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공안부장들이 6·1 지방선거 직후 사의를 밝힌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이날 “지방선거 공소시효 완성일(12월1일)까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선거사범 수사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 범죄 수사 전담 부장검사들이 일거에 옷을 벗으면서 관련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날 부장검사가 사의를 밝힌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중구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대형 로펌들 사이에서 노동 사건 전문성과 검찰 인맥을 갖춘 공안통 검사들의 몸값이 올라간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김앤장뿐만 아니라 광장, 태평양 등 내로라하는 국내 로펌들이 모두 중대재해팀을 만들어 고객 관리에 나섰다. 어느 때보다 노동 관련 전문가, 특히 기업 오너 리스크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공안통 검사 수요가 높은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최창민 부장검사는 <한겨레>에 “경제적인 가정사 등 개인적인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 예전부터 고민했던 일이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와 진 부장검사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정으로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안다.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했다.

손현수 기자 [e-mail] 강재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