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발전소 1호기(오른쪽)와 2호기 전경. 1호기는 이미 설계수명을 다해 영구 정지된 상태이고, 2호기는 내년 4월8일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연합뉴스
고리2호기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뒤 재가동을 시작해 100% 출력에 도달한 지 사흘 만에 원자로가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일 오후 6시5분께 고리2호기(가압경수로형, 65만㎾급) 발전소 내부 차단기에 소손(불에 타 부서짐)이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차단기는 비안전모선(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원전 비안전등급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모선)의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를 말한다. 차단기가 손상되자 소내보조변압기(UAT·비안전모선과 연결된 전원을 차단하는 개폐장치)에서 보호 신호가 발생해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춘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한수원으로부터 고리2호기 원자로가 자동 정지됐다고 보고를 받고 현장에 설치된 지역사무소에서 초기상황을 파악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현재 발전소는 안전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소내 방사선 준위도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비안전모선 차단기 소손 원인분석 등을 상세히 조사하고, 한수원의 재발방지대책 등을 철저히 검토할 방침이다.
고리2호기는 지난 2월17일부터 정기검사(계획예방정비)를 받아 주요기기 설비에 대한 점검을 마쳤으며 지난 5월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임계(재가동)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30일 오전 5시9분께 고리2호기는 발전을 재개해 1일 0시50분께 원자로 출력 100%에 도달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조기 착공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내년 4월8일 가동시한(40년)이 만료되는 고리2호기는 수명이 연장될 전망이 나왔다. 고리2호기는 1983년 7월25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650㎿의 가압경수로형 원전이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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