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조카의 살인사건에 대해 ‘데이트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해 유족으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열린 첫 재판에 불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이유형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후 열린 첫 변론기일에 이 의원과 이 의원 쪽 나승철 변호사가 모두 불출석했다. 이 재판은 이 의원의 조카가 살해한 전 여자친구의 유족 ㄱ씨가 이 의원을 상대로 낸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다.
이 후보의 조카는 2006년 5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 소송의 원고인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현장에서 살해의 위협을 느끼고 아파트 5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으나 중상을 입었다. 이 의원은 이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아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을 이유로 조카의 감형을 주장했으나, 2007년 2월 대법원은 이 의원 조카의 무기징역 형을 확정했다.
지난해 말 대선 과정에서 이 사건이 논란이 되자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2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글을 두고 ㄱ씨 쪽은 계획적으로 저지른 일가족 살인사건을 두고, 이 후보가 ‘데이트폭력’이라고 주장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이날 재판부는 ㄱ씨 쪽이 낸 당시 재판기록 문서송부촉탁 신청을 받아들였다. ㄱ씨를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이 의원이 직접 변론한 (살인사건) 재판의 공판조서와 변론요지서 등을 바탕으로 이 의원이 인권변호사로서 합당한 변론을 한 것인지, 이 의원이 변론한 내용이 데이트폭력에 불과한 사건인지를 입증하고자 한다”고 문서송부촉탁을 신청한 취지를 설명했다. 기록 등사 등 절차가 마무리되면 ㄱ씨 쪽은 이 의원이 당시 법원에 제출한 문서와 해당 재판의 공판 조서 등을 받아볼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7일 이 의원 쪽이 제출한 준비서면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앞서 이 의원을 대리하는 나승철 변호사는 “특정 사건(조카 살인사건)을 축약적으로 지칭하다 보니 ‘데이트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됐다”며 “이 표현에는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사실 혹은 허위사실을 담고 있지 않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대리인을 통한 형식적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 이 의원이 ‘인권 변호사’로 불리는 것이 유족을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 이 의원이 유족에게 직접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8월11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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