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낸 징계 취소 소송에서 ‘추미애 법무부’를 승소로 이끈 변호사를 해임하는 과정에 법무부의 거듭된 무리수가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엔 법무부가 밝힌 해임 사유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무부는 지난 7일 돌연 이 사건 소송대리인인 위대훈 변호사가 “법무부와 사전 협의없는 일방적인 주장이 기재된 서면을 재판부에 제출해 위임계약 등에 따른 의무를 위반”했다며 위임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위 변호사가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는 윤 대통령이 임명한 한동훈 장관과 이노공 차관이 소송 지휘에서 손을 떼고 이해관계가 없는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과, 또 다른 소송대리인 이옥형 변호사의 해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법무부는 이런 의견서가 사전 협의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삼은 것이다.
그러나 위 변호사는 지난 4월26일 법무부 소송 담당 직원들이 참가하고 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특별대리인 선임 신청서’ 초안을 올려 법무부가 검토하게 했다. 지난달 4일에는 내용을 일부 보강해 다시 단체방에 올렸고 법무부 담당 직원도 상부에 보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법무부가 위 변호사 의견에 동의하지 못한다거나 반대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도 없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법무부의 해임 사유는 사실과 다른 셈이다.
앞서 법무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인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의 친동생이라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다며, 변호인단 가운데 한 명인 이옥형 변호사도 해임한 바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 변호사가 형제이긴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법무부 쪽 입장이라 이해충돌 소지가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에 맞서 법무부의 1심 승소를 이끌었던 변호인단의 주요 변호사들이 모두 항소심에서 빠지게 됐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징계 취소 소송을 꼭 이기고 싶을 것으로 보인다.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확정될 경우, 직권남용 혐의 등 형사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며 “대통령에 져 드려야 하는 법무부가 소송에 패소하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의견서를 보냈다는 법무부 입장은 동일하다”며 “새로운 소송 대리인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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