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2020년 외식 소비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배달음식 1위는 치킨, 2위는 중국음식이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이후 음식배달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대한민국 식생활은 크게 달라졌다. 2022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국민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응답자의 71.2%가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 섭취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집계한 음식 배달 시장 규모도 25조6783억원으로 2019년(9조7365억원)에 견줘 2.6배 이상 커졌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어떤 음식을 주로 배달해 먹을까? 농림축산식품부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2020년 외식 소비행태 조사’를 보면 치킨이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1위를 차지했다. 2위가 중식, 3위가 한식이다. 치킨 한 마리 나트륨 함량은 평균 2290mg, 자장면은 2391mg, 짬뽕은 4000mg으로, 하루 권장량 2000mg을 훌쩍 뛰어넘는다. 배달음식 섭취 증가는 나트륨 과섭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가 이런 식습관 변화를 반영해 20일 제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15대 추진과제와 5대 중점과제를 선정했다. 5대 중점과제에는 ‘배달 어플리케이션에 나트륨·당류 저감 기능 구현’이 포함돼 있어 앞으로 소비자들이 음식을 주문할 때 나트륨과 당류의 양을 선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배달앱에 나트륨·당류 저감을 구현하기 위해 우선 정부는 배달 전문업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임인택 건강정책국장은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증가로 나트륨·당류 섭취가 늘고 있는데 배달앱에서 소비자가 나트륨·당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배달업체들이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원이 필요하다면 예산·정책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4년 이같은 기능 구현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늘어나는 1인가구들의 과일·야채 섭취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편의점에 과일·채소 판매 확대와 별도의 코너 운영도 권고할 방침이다. 2022년 서울연구원 자료를 보면 1인 가구의 29.3%만 적정 과일·채소를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영양균형을 갖춘 도시락 생산 확대를 위해 ‘건강도시락’ 인증제도 도입·운영한다. 건강도시락은 한끼 식사로 적절한 에너지 및 영양소를 갖춘 도시락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르면 2024년 도입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5대 중점과제에는 △식품영향 건강식생활 정보 포털 구축 및 운영 △취약계층에 대한 영양지원 확대 △국가재난 시 긴급 영양 관리지원 체계 구축 △영양성문 데이터 생산 및 활용 강화 등이 포함됐다.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은 국민영양관리법에 따라 영양관리정책의 중장기 목표·추진방향을 담아 5년에 한번 심의·의결되며, 이번 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시행된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