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보호 여성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지난해 12월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6)씨가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2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종채)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ㄱ씨의 집을 찾아가 ㄱ씨의 어머니를 숨지게 하고 남동생을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17일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사형을 구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씨 쪽이 부인한 강간상해,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보복살인 등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씨는 이 밖에도 살인미수, 살인예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감금 등의 혐의를 받는다.
경찰과 검찰 조사결과 이씨는 흥신소에 돈을 주고 ㄱ씨의 주소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간, 상해, 감금만으로도 죄질이 매우 나쁘고 참혹하다. 유족들은 이 사건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다만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냉혹한 형벌로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피해자 유족은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우리 가족이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내와 아들이 마지막 희생양이길 바란다. 앞으로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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